(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해리 케인의 강력 추천에도 에릭 다이어의 자리는 없었다.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된 뒤 한국산 철기둥 김민재를 제치고 주전을 꿰차 화제가 됐던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다음달 14일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잉글랜드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33명의 유로 2024 예비 엔트리를 21일 발표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끄는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 중 26명을 추려 독일로 데려간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최종 명단을 발표한 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아이슬란드와 각각 6월4일, 8일에 평가전을 치른다. 잉글랜드는 유로 2024 본선에서 세르비아, 덴마크, 슬로베니아와 격돌한다.
이날 예비엔트리 최고 화제는 최근 수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잉글랜드 핵심 공격수로 맹활약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천후 스트라이커 마커스 래시퍼드가 빠진 것이다. A매치 60경기 17골을 자랑하는 래시퍼드는 이번 시즌 맨유에서 각종 공식대회 42경기 8골에 그치는 최악의 부진으로 탈락이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졌다. 실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훈련 멤버에서부터 그를 빼버렸다.
다이어의 제외도 눈에 띈다. 다이어는 이번 시즌 전반기만 해도 잉글랜드 대표팀 승선을 꿈도 못 꿀 처지였다. 전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완전히 밀려 선발은 물론 벤치 멤버에도 들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트넘과의 계약기간을 6개월 남겨놓은 지난 1월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되면서 그의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다이어는 김민재가 카타르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잠시 소속팀 비운 틈을 타 주전을 꿰차더니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센터백 '영혼의 콤비'가 된 것이다. 특히 뮌헨이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다이어의 주가도 폭등했다. 투마스 투헬 전 뮌헨 감독은 다이어를 가리켜 "사람으로서도 훌륭하고, 수비도 안정적"이라며 극찬했다.
다이어는 대표팀 복귀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특히 자신의 절친이자 잉글랜드 대표팀 간판 공격수인 해리 케인이 힘을 실어줬다. 다이어가 챔피언스리그 16강 라치오와의 2차전 홈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승리를 이끈 뒤부터 "다이어가 유로 2024에 갈 만하다"고 추천한 것이다. 이번 시즌 내내 잉글랜드 대표팀 주전 수비수인 해리 매과이어(맨유)가 고전하다보니 다이어의 승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지난 3월 A매치 명단에서 그를 제외한 것에 이어 이번 유로 2024 앞두고도 훈련 명단에서부터 그를 배제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매과이어를 비롯해 조 고메스(리버풀), 재러드 브랜스웨이트(에버턴), 마크 게히(크리스털 팰리스), 존 스톤스(맨시티), 에즈리 콘사(애스턴 빌라) 등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만 중앙 수비수들을 꾸렸다. 다이어는 집에서 유로 2024를 보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