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막판까지 유임을 놓고 소속팀과 줄다리기를 펼치다가 결국 사임하게 된 토마스 투헬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엄청난 퇴직금(위약금)을 수령하게 됐다.
놀라운 것은 약정 기간 내 다른 구단으로 옮기더라도 퇴직금 지급이 중단되거나 일부 반납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독일 스카이스포츠'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21일(한국시간) 이와 같은 투헬 감독과 그의 휘하 코칭스태프들이 받게 될 퇴직금 내역을 공개했다.
앞서 클롭 감독은 지난 18일 벌어진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시즌 최종전 호펜하임 원정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뮌헨 구단 퇴단을 발표했다. 투헬 감독은 "이번 회견이 뮌헨 훈련장에서 하는 마지막 기자회견이 될 것"이라며 "구단과 얘기는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했다.
뮌헨 구단은 지난 2월 분데스리가 우승이 멀어지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성적이 곤두박질치자 2025년 6월까지인 계약을 상호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뮌헨 구단이 접촉한 4~5명의 감독이 모두 부임을 거절하고, 마누엘 노이어, 해리 케인, 토마스 뮐러 등 핵심 선수들이 투헬을 지지하면서 구단과 투헬은 이달 중순 들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다.
그러나 양측은 동상이몽이었다. 뮌헨은 계약기간을 최소 2026년까지 늘려달라는 투헬 감독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투헬 측은 1년 임시감독으로 일한 뒤 사비 알론소 혹은 위르겐 클롭을 데려오려는 것 아닌가란 의심이 들어 테이블에서 떠났다. 독일 축구 레전드 공격수이자 뮌헨 전 CEO로 구단 실권을 갖고 있는 칼 하인츠 루메니게가 투헬을 신임하지 않은 것도 배경이었다.
다만 투헬은 떠나면서 두둑한 퇴직금을 챙겼다.
플레텐베르크에 따르면 ▲투헬은 최소 1000만 유로(145억원) 이상의 퇴직금을 수령하며 ▲함께 떠난 다른 코치들은 2025년 6월30일까지 급여를 받게 되고 ▲투헬은 뮌헨과의 계약에서 아예 벗어나기 때문에 그를 데려가는 다른 구단이 뮌헨에 위약금을 지불할 이유가 없으며 ▲투헬 역시 당장 다른 구단에 부임하더라도 뮌헨 구단에서 퇴직금을 전액 받는다.
투헬 감독 입장에선 뮌헨을 1년 일찍 떠나 명예에 다소 흠집이 나긴 했지만 큰 보상을 받기 때문에 나쁜 거래다 아닌 셈이다.
게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바르셀로나 등 그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단들이 있어 즉시 취업도 충분히 가능하다. 투헬 감독 역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즐거웠다"며 다른 구단에 바로 갈 의향을 내비쳤다.
그런 상황에서 뮌헨은 투헬이 떠난 뒤에도 새 감독 찾기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간신히 찾은 후보가 지난 시즌 잉글랜드 2부리그 번리를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 수모를 당한 번리의 벨기에 출신 뱅상 콤파니 감독이다. 뮌헨은 콤파니 감독 외에도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등을 후보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바이에른 뮌헨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