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23 07:54 / 기사수정 2011.08.23 07:54
우선 김성근 감독을 SK에서 조범현 감독 후임으로 영입할 때 SK 구단은 MLB에서 코치직을 수행하던 이만수 코치를 동시에 영입하였고 문서화는 하지 않았지만 향후 SK의 감독직을 이만수 현 감독대행의 에이전트와 구두로 합의를 하였습니다.
2007-2008 한국시리즈 연속 우승을 거둔 김성근 전 감독과의 재계약을 진행 하면서도 SK 구단은 한 번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장고를 거듭했고 또한 이만수 당시 수석코치가 언제든 타 팀에서 감독 오퍼를 받으면 떠날 수 있다는 조항을 명시하며 김성근 전 감독과 이만수 현 감독대행 두 명 모두를 재계약을 했습니다.
SK 구단과 프런트는 이미 김성근 전 감독의 후임을 이만수 감독대행을 결정해 놓았고, 결과적으로 다른 두 명의 현 수장과 미래의 수장이 그라운드 안에서 자신의 야구 철학으로 갈등 끝에 인사이동이 이루어 졌을 때 미래를 이미 정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됩니다.
김성근 전 감독의 야구는 과거 연고지 이전으로 상처를 받고 철저히 외면 받았던 인천의 야구를 살려냈고 한국 야구계에 패러다임 자체를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단지 3회 한국시리즈 우승과 1회 준우승이라는 성적 때문에 나오는 말이 아닙니다. '치열함'으로 선수들을 조련하며 선수들 역시 이를 받아들여서 자신의 베스트를 그라운드 안에서 낼 노력을 해내는 그의 야구는 보고 있는 팬들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김성근 전 감독의 야구를 대하는 수많은 구단들 그리고 이번 SK 구단의 움직임은 '토사구팽'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2002년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전력을 가지고도 LG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김성근 전 감독은 '재미없는 야구를 한다' '신바람 야구와는 코드가 맞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바로 경질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SK를 창단 첫해 텅텅 비었던 문학구장을 꽉 채우며 좋은 성적까지 내며 왕조를 열었던 김성근 전 감독은 이렇게 떠나고 말았습니다.
왜 팬들이 수긍하는, 팬들이 즐기는 야구를 만들어 내는 이러한 야구를 구단들은 매번 부담스러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재미없는 야구' '이겨도 떳떳치 못하는 야구' '고비용이다' 라는 식의 단어를 꺼내며 김성근 전 감독의 야구를 폄하하려고 하지만, 도대체가 이해가 안 됩니다. 구단들이 그렇게 추구하려했던 재미있는 야구가 과연 야신의 치열한 야구보다 진정 더 재밌고 좋은 야구인지 궁금합니다.
SK 팬들이 김성근 전 감독 사퇴 직후 보여준 소요사태는 분명 이성적이나 정당한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SK 구단은 계속해서 피해액을 거론하며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옳지 않은 사건이었는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을 품어야 하는게 SK 구단의 앞길이 아닐까요?
역사에 기록될 김성근이라는 이름이 떠나가도 SK의 야구는 또 재개되고 그 원동력은 누구보다 팬들입니다.
다시 떠나버릴 위기에 있는 인천 야구의 팬들의 마음을 SK 그리고 이만수 감독대행의 야구가 포용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사진 = 김성근 전 감독 ⓒ 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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