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외야수 김헌곤. 5월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와의 시즌 5차전에 7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전,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삼성의 3연패 탈출을 이끄는 결승타를 때려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외야수 김헌곤이 팀의 3연패 탈출을 이끈 해결사로 등극했다.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한 방으로 KIA 타이거즈를 무너뜨렸다.
삼성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와의 시즌 5차전에서 5-2로 이겼다. 지난 8일 연장 12회 혈투 끝에 2-4로 역전패를 당했던 아픔을 딛고 3연패의 사슬을 씻어냈다.
삼성은 이날 김지찬(중견수)-구자욱(지명타자)-데이비드 맥키넌(1루수)-김영웅(3루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2루수)-김헌곤(좌익수)-이병헌(포수)-김현준(우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연패 기간 타자들의 페이스가 주춤한 점을 고려해 최근 타격감이 가장 좋은 김영웅을 4번타자에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영웅은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4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박진만 감독은 여기에 김헌곤을 7번에 배치, 중심 타선 뒤에서 클러치 본능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김헌곤이 지난 8일 KIA를 상대로 게임 후반 대타로 출전해 2타수 2안타로 활약한 부분을 눈여겨본 뒤 이튿날 곧바로 필승 카드로 활용했다.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외야수 김헌곤. 5월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와의 시즌 5차전에 7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전,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삼성의 3연패 탈출을 이끄는 결승타를 때려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김헌곤은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내야 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뒤 삼성이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김헌곤은 KIA 셋업맨 좌완 최지민과 승부에서 웃었다. 좌중간을 깨끗하게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쳐내면서 스코어를 4-2로 만들었다. 쓰리 볼 원 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 143km짜리 직구를 완벽한 타이밍에 받아쳤다.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삼성은 김헌곤의 2타점 2루타 이후 계속된 1사 2·3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KIA 투수 김도현의 폭투로 3루 주자가 홈 플레이트를 밟아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헌곤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면서 삼성 3연패 탈출의 주역이 됐다. 박진만 감독이 기대했던 역할을 200% 수행하고 기분 좋게 NC 다이노스와 창원 원정 주말 3연전을 준비하게 됐다.
김헌곤은 경기 종료 후 "팀이 이겨서 너무 좋다. 특히 앞선 게임에 역전패를 당했는데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오늘 타석에서는 긴장하기보다는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다. 내가 부담되는 만큼 상대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누가 더 과감하고 집중력을 잃지 않느냐의 승부였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외야수 김헌곤. 5월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와의 시즌 5차전에 7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전,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삼성의 3연패 탈출을 이끄는 결승타를 때려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또 8회말 결승타에 대해서는 "쓰리 볼 원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KIA 최지민이) 어렵게 변화구를 던지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노리고 있던 코스로 공이 오면 배트를 돌리자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실투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김헌곤은 지난 3월 23일 정규시즌 개막 후 줄곧 1군에 머무르면서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34경기 타율 0.344(64타수 22안타) 2홈런 9타점 OPS 0.884로 녹슬지 않은 방망이 실력을 과시 중이다.
김헌곤은 2022 시즌 부상과 슬럼프가 겹치면서 80경기 타율 0.192(224타수 43안타) 1홈런 20타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1군에서 단 6경기 출전, 4타수 무안타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김헌곤은 겨우내 묵묵히 구슬땀을 흘린 결실을 2024 시즌 개막 후 확인하고 있다. 삼성 타선에 없어서는 안 될 소금 같은 역할을 해주면서 팀의 상위권 도약에 적지 않게 기여했다.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외야수 김헌곤. 5월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와의 시즌 5차전에 7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전,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삼성의 3연패 탈출을 이끄는 결승타를 때려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김헌곤은 "부상 등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돌이켜 보면 안 좋은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가족의 힘이 제일 컸고, 스스로도 잘하려는 욕심을 버리려고 했더니 심적으로 많이 편안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힘든 순간에는 누가 무슨 말을 해줘도 직접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요즘은 백정현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그런 순간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크게 동요되지 말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조심스럽지만 후배들이 찾아오면 언제든지 내 경험을 들려주고 도와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