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단일리그 아시아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운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고척,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최원영 기자) 최고의 수호신이다.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3-0 승리를 지켜냈다.
다른 날보다 더 특별한 세이브를 올렸다. KBO리그 개인 통산 408세이브를 쌓았다. 단일리그 아시아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일본프로야구(NPB) 이와세 히토키가 1999년부터 2018년까지 기록한 407세이브를 넘어섰다. 대기록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오승환은 각종 세이브 기록과 인연이 깊다. 프로 2년 차이자 풀타임 마무리 첫해였던 2006년 47세이브로 단일시즌 아시아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작성했다. 2007년 9월 1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는 KBO리그 100세이브를 빚었다. 역대 최소경기인 180경기 만이었다(종전 조용준 197경기).
2009년 5월 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는 역대 최연소이자 최소경기 150세이브를 선보였다. 당시 26세9개월20일, 254경기 만이었다(종전 임창용 28세23일·구대성 344경기). 2011년 8월 12일 대구 KIA전서도 최연소, 최소경기로 200세이브를 돌파했다. 29세28일, 334경기 만이었다(종전 구대성 37세11개월12일·432경기). 그해 다시 한 번 47세이브로 시즌을 끝마쳤다.
2012년 7월 1일 대구 넥센(현 키움)전서는 228번째 세이브로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수립했다(종전 김용수 227개).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과 포수 강민호.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단일리그 아시아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합작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고척, 박지영 기자
이어 2020년 6월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오승환은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해 2013년까지 9시즌 동안 277세이브를 적립했다. 2014~2015년에는 일본 한신 타이거스에서 80세이브를 기록했다. 2016~2019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치며 42세이브를 손에 넣었다. 한국 복귀 첫해였던 2020년 뜻깊은 기록을 달성했다.
2021년 4월 25일 광주 KIA전서는 KBO리그 사상 최초로 300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지난해 6월 6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서는 역대 최초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라는 금자탑을 완성했다. 이어 10월 14일 시즌 홈 최종전이었던 대구 SSG 랜더스전서 KBO리그 첫 400세이브를 뽐냈다. 전인미답의 대기록이었다.
이번엔 단일리그 아시아 최다 세이브다. 오승환은 "경기 전 (선발투수) 원태인과 이야기한 게 있었다. 7이닝을 막아주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했다"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 좋았다. 나의 세이브보다는 팀이 이겨서 가장 기뻤다. 원태인이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도 팀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운을 띄웠다.
26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한 원태인은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김재윤이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 오승환이 세이브를 손에 넣었다.
오승환은 "(원)태인이는 물론 선수들 다 내 기록을 알고 있더라. 경기 끝나고 마운드에서 다 같이 세리머니를 해줬다. 기분 좋았다"며 "나도 전부터 이 기록을 인지하고 있었다. 물론 경기 중엔 생각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다 잘해줘 3점 차에 등판해 편안하게 투구할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트레이닝 파트에서 정해준 대로 훈련을 차근차근 소화했다. 또, 중간계투진이 잘 돌아가 나뿐만 아니라 팀도 효과를 보고 있다. 7~9회가 안정적인 듯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영입한 임창민, 김재윤에게 각각 7회, 8회를 맡기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 9회에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고척, 박지영 기자
감회가 남다르다. 오승환은 "내색은 안 했지만 정말 오래전부터 이뤄보고 싶은 기록 중 하나였다. 원래 무딘 스타일이라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데도 그랬다"며 "일본보다 비교적 야구 역사가 짧은 한국에서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를 올렸다는 것에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 삼성 원 팀 맨으로 기록을 세운 것도 기쁘다"고 힘줘 말했다.
오승환은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 이런 기록들이 나오면 어린 선수들도 목표를 키울 수 있다. 그래서 아시아 최다 세이브가 욕심났다"며 "408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함께해준 삼성의 모든 선수들에게 고생 많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KBO리그 400세이브를 수확했던 지난해를 떠올렸다. 오승환은 "그땐 팀 성적(8위)이 안 좋아 많이 아쉬웠다. 올해는 초반이지만 팀이나 개인 기록,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팀 순위 공동 3위)"며 "선수들이 의심을 떨치고, 이제 우리 팀도 강하다고 생각했으면 한다. 지금까지 준비했던 걸 야구장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더 큰 믿음을 갖고 뛰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시즌은 어떻게 매듭짓고 싶을까. 오승환은 "내 목표는 10개 구단 마무리투수 중 블론세이브를 가장 적게 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잘 차려놓은 경기를 끝까지 잘 마무리하겠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올해 14경기 15이닝서 1승2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1.80을 빚었다. 블론세이브는 한 개도 없다. 리그 세이브 2위에 자리했다. 상위 5걸 중 유일하게 평균자책점 1점대를 자랑했다. 끝판대장은 영원하다.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과 주장 구자욱, 마무리투수 오승환.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오승환이 단일리그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우자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고척, 박지영 기자
사진=고척, 박지영 최원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