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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처음 경험 ABS…추신수도 한 마디 "충분히 검증하고 도입했다면" [인천 현장]

기사입력 2024.04.27 08:41 / 기사수정 2024.04.27 08:41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올해 KBO리그 최대 화두는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10월 ABS, 피치클락 KBO리그 도입 시기를 2024시즌으로 계획하고 관련 설비 및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당시 KBO는 "2020년부터 지난 4년간 퓨처스리그에서 ABS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해 왔다. 볼-스트라이크 판정의 정교함과 일관성 유지, 그리고 판정 결과가 심판에게 전달되는 시간 단축 등의 성과를 거뒀다"며 "ABS를 KBO리그에 도입하면 모든 투수와 타자가 동일한 스트라이크 존 판정을 적용받을 수 있어 공정한 경기 진행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KBO는 지난 1월 2024년 제1차 이사회를 통해 ABS 적용을 확정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심판위원 및 기록위원 합동 훈련 진행, 10개 구단 및 미디어 설명회 개최 등 ABS 도입 준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ABS는 시범경기부터 적용됐고,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제도 도입의 궁극적인 목적인 '경기시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존재했지만, 오류 등의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있었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감독들과 선수들은 취재진을 통해 ABS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경기 도중 ABS의 판정에 반응을 보인 선수도 여럿 있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경우 지난 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ABS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이 생각하고 설정한 스트라이크존과 판정이 다른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류현진의 성적은 5이닝 7피안타 2볼넷 4탈삼진 7실점(5자책).

이후 류현진은 23일과 24일 경기에서 스트라이크존에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고, 의문이 제기되자 KBO는 26일 ABS 자료를 일부 공개하며 팬들과 선수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불만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선수가 ABS 판정에 납득하지 못하고 퇴장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베테랑' 황재균(KT)이 올 시즌 ABS 관련 첫 퇴장으로 더그아웃을 빠져나갔다.

황재균은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SSG 랜더스와의 시즌 4차전에서 6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를 기록한 뒤 신본기와 교체됐다.

문제가 일어난 건 KT가 0-3으로 끌려가던 4회초였다. 2사 1루에서 SSG 선발 오원석을 만난 황재균은 바깥쪽 높게 들어온 1구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된 이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몸쪽으로 향한 3구 직구가 스트라이크로 판정됐고, 황재균은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오원석이 던진 4구 직구도 몸쪽에 꽂혔다. 포수 이지영이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하면서 공을 흘렸으나 ABS는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주심을 맡고 있던 이계성 심판위원은 삼진 콜을 외쳤다. 그러자 황재균은 그 자리에서 배트를 내려놓고 헬멧을 던지며 불만을 표출했다. 주심은 곧바로 퇴장을 선언했다.

앞서 황재균은 지난 1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 도중 중계 카메라를 향해 KBO에서 제공한 태블릿PC를 보여주면서 볼 판정에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결과적으로 개막 이후 쌓였던 불만이 터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KBO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한미통산 2000안타' 추신수(SSG)의 생각은 어떨까. 26일 KT전 종료 후 ABS에 관한 질문을 받은 추신수는 "선수들이 변화를 다 감수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KBO가 충분히 검증하고 ABS를 도입했으면 어땠을까"라고 얘기했다.

추신수는 10년 넘게 빅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뛰어난 선구안을 자랑했으며, SS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밟은 뒤에도 2021년(103개·3위), 2022년(71개·3위), 지난해(65개·5위)까지 매년 볼넷 부문 상위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빅리그 시절을 통틀어 ABS를 처음 마주한 만큼 적응을 위해 많은 힘을 쏟고 있는 추신수다.

추신수는 "한국야구의 변화에 반대하지 않는다. 팬들을 위한 야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100% 이해한다"며 "선수들은 변화를 받아들이면서도 (ABS 도입을 통해) 큰 걸 바꾸지 않았나.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갖고 도입했는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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