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의 골키퍼 백종범이 한일전에서 맹활약한 뒤 대표팀 내 골키퍼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백종범은 황선홍 감독도 고민에 빠질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 알라이얀, 김환 기자
(엑스포츠뉴스 알라이얀, 김환 기자) 숙명의 한일전에서 수호신 역할을 잘 해낸 백종범(FC서울)은 자신의 활약으로 인해 황선홍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이라며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백종범은 2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B조 3차전에 선발 출전해 일본의 파상공세를 틀어막으며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말 그대로 '깜짝 선발'이었다. 한국의 로테이션이 예상되기는 했으나, 이날 황선홍 감독은 중국전과 비교했을 때 골키퍼를 포함해 총 10명을 바꾸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로테이션 대상에 포함된 백종범도 1차전과 2차전 연달아 선발 출전했던 김정훈(전북) 대신 일본과의 경기에서 골키퍼 장갑을 꼈다.
골키퍼 자리의 변화도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일이기는 했다. 전날 훈련에서 김정훈이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지 않고 코치와 따로 개인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김정훈이 중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선방쇼를 펼치며 수 차례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등 깊은 인상을 남긴 상황에서 백종범은 한일전 선발 출전이라는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임하게 됐다.
황선홍호의 골키퍼 백종범이 한일전에서 맹활약한 뒤 대표팀 내 골키퍼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백종범은 황선홍 감독도 고민에 빠질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백종범은 그 부담감을 이겨내고 한국의 수호신으로서 팀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이날 백종범은 세 번의 선방을 포함해 일본의 공격을 여러 차례 막아내며 한일전 무실점 승리의 주역이 됐다.
또한 한일전에서 보여준 활약으로 백종범은 황선홍호 내 넘버원 골키퍼 자리를 두고 펼쳐질 선의의 경쟁에 불을 지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백종범은 "내 앞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뛰어줬다. 위기의 순간에서 몸을 날려 상대 공격을 막아줬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팀원들에게 정말 고맙다"라며 선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 덕에 일본의 공격을 잘 막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강한 팀이기 때문에 무조건 상대에게 찬스를 줄 거라고 예상해 잘 준비하고 있었다. 팀원들의 노력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가 나오면서 무실점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라며 동료들을 칭찬했다.
황선홍호에서 김정훈에 이어 세컨드 골키퍼로 자리잡은 백종범은 많지 않은 출전 기회 속에서도 항상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100%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는 국가대표팀 수문장 조현우의 태도에서 배웠다고 백종범은 말했다.
황선홍호의 골키퍼 백종범이 한일전에서 맹활약한 뒤 대표팀 내 골키퍼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백종범은 황선홍 감독도 고민에 빠질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 알라이얀, 김환 기자
한일전에서 이번 대회 첫 선발 출전하게 된 소감을 묻자 백종범은 "한일전이라 긴장도 됐지만, A대표팀(국가대표팀)에서 조현우 형이 얘기했던 것처럼 항상 경기에 출전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백종범은 승부차기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이날 한국과 일본이 90분 내에 결판을 짓지 못할 경우 승부차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백종범은 승부차기에 자신이 있었다고도 했다.
백종범은 "훈련하면서 승부차기 연습도 했다. 그리고 원래 승부차기에 자신이 있는 편이다. 그래서 승부차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한일전은 백종범의 첫 한일전이었다. 과거 10대 때 몇 차례 교류전을 하기는 했으나 성인이 된 이후, 특히 이렇게 중요한 대회에서 일본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백종범은 "성인이 된 이후에 일본을 상대하는 건 처음인데, 한일전에서 이기니까 확실히 좋다. 한일전이기 때문에 절대 지지 말자고 선수들끼리 더 단합했고, 그 덕에 이길 수 있었다"라며 웃었다.
또 무실점 승리와 한일전 승리 중 어떤 게 더 기분이 좋은지 묻자 백종범은 "한일전 승리가 더 좋다. 어릴 때부터 가위바위보도 지지 말라고 들었기 때문에 승리해서 너무 좋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황선홍호의 골키퍼 백종범이 한일전에서 맹활약한 뒤 대표팀 내 골키퍼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백종범은 황선홍 감독도 고민에 빠질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이제 황선홍호의 시선은 인도네시아와의 8강전으로 향한다.
백종범은 "아직 인도네시아라는 팀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않았다.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을 믿고 지시를 따라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나와 (신)송훈이, (김)정훈이 중 누가 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4강 진출을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한일전 활약을 통해 황선홍호 내 골키퍼 경쟁에 불을 지핀 것 같다고 말하자 백종범은 "감독님이 더 고민하시도록 만든 것 같다"라면서도 "아직 누가 (8강에) 출전할지는 모르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받아쳤다.
사진=카타르 알라이얀, 김환 기자/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