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긴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대전,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전, 최원영 기자) "어린 선수 아닙니다. '젊은 에이스'입니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하루 전 경기를 떠올렸다. 1-0 승리를 이끌어준 선발투수 원태인을 치켜세웠다.
원태인은 6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올해 첫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와 함께 3승째(1패)를 거머쥐었다.
총 투구 수는 102개(스트라이크 68개)였다. 패스트볼(39개)과 체인지업(27개), 커터(16개), 슬라이더(15개), 커브(5개)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km/h를 찍었다.
초반 고비를 잘 넘긴 것이 고무적이었다. 1회말 최인호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 뒤 요나단 페라자를 헛스윙 삼진, 안치홍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후 노시환과 김태연에게 연속 볼넷을 줬다. 2사 만루서 최재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따돌리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마쳤다. 투구 수는 1회에만 무려 33개였다.
이후 원태인은 2~4회말 연이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투구 수를 아꼈다. 결국 6회까지 책임지는 데 성공했다. 원태인에 이어 임창민이 ⅔이닝 무실점, 김재윤이 1⅓이닝 무실점, 오승환이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박진만 감독은 "심장이 쫄깃했다. 1-0으로 끝날 것이란 예상은 못했다. 감독 생활을 하며 1-0 경기는 처음 한 것 같다"며 운을 띄웠다. 박 감독은 "1회를 보며 '오늘 원태인이 6회까지 던지긴 쉽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해내더라"며 "구위도 좋지만 경기 운영 능력 면에서 확실히 능숙해진 듯하다. 그런 점들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고 밝혔다.
관련해 원태인은 "요즘 우리 팀 선발들이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듯했다. 이번엔 투구 수가 몇 개가 되든 꼭 6회까지 책임지고 싶었다"며 "다행히 1회 이후 투구 수 관리가 되면서 잘 마무리했다. 필승조가 모두 나오긴 했지만 불펜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줬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쁘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1회 33구 이후 2회부터 투구 수 조절을 잘했다. 국제대회 등을 다녀오며 예전보다 더 발전한 것 같다"며 "나도 투구 수에 관해 고민했다. 시즌 초반이고 팀이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컨디션을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무리시키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닝을 거듭하며 안정감을 찾았다. 딱 100구쯤에 맞춰 6회를 끝내더라. 삼성의 '에이스'구나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펜의 짐을 나누고자 한 것에 대해서는 "(2000년생으로) 젊은 선수인데 팀을 위해 그런 것까지 고려하며 희생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이제는 어린 선수라고 하면 안 될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의 '젊은 에이스'라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태인은 스스로 팀을 생각해야 하는 위치라 말했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박 감독은 "하하, 아직 좀 빠른데"라며 웃었다. 그는 "여러 경험을 하다 보니 어리지만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대전,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