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지난 시즌 이후 크고 작은 변화를 겪은 SSG 랜더스는 '리모델링'을 거듭 강조했다. 젊은 선수 육성을 위해 리빌딩에 노력을 기울이긴 하지만, 성적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11월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숭용 SSG 감독도 여러 차례 이 부분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처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정규시즌 개막 이후 한 달 정도 시간을 보낸 이숭용 감독은 2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2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되기 전 "리모델링과 성적을 같이 만들어 가는 게 쉽지 않다. 감독 입장에선 생각했던 것보다 좀 힘들다. 참고 기다려줘야 하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해 말부터 베테랑 선수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 기조를 정규시즌 개막 이후에도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조병현, 고명준 등 감독의 신뢰 속에서 출전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1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3위에 위치한 SSG는 14승10패(0.583)를 마크 중으로, 당당히 상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의 흐름만 놓고 보면 SSG의 변화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걱정이 없진 않다. 특히 불펜 쪽에서 고민이 존재한다. SSG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조병현, 이로운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하긴 했고, 21일 현재 팀 불펜 평균자책점은 4.37(2위)로 준수한 편이다. 다만 투수들에게 경험을 쌓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다.
이 감독은 "웬만하면 (이)로운이나 (조)병현이에게 이기는 경기에서 6~7회를 맡기고 싶은데, 아직 어린 선수들이기도 하고 기복이 있어서 고민 중"이라며 "매번 배영수 투수코치가 '150km/h를 찍는 불펜투수를 보유하면 앞으로 우리 팀은 좋아집니다'라고 얘기했기 때문에 그걸 목표로 삼고 있다"며 "(한)두솔이는 슬라이더, 마운드에서의 자신감이 좋다. 그 세 선수가 필승조에 들어오면 우리 팀은 더 강해질 수 있다. 그리고 뒤에 (송)영진이가 선발로 들어오고, (최)민준이가 롱릴리프 역할을 해주면 좋은 마운드를 꾸릴 수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병현이는 신인이라고 봐야 하고, (경험이 적은) 두솔이도 어떻게 보면 신인이라고 봐야 한다. 로운이는 이제 2년 차다. 경험이 쌓이면 좀 더 견고해지지 않을까 싶다. 일단 마운드에서 자신의 공을 던지는 모습이 보이니까 그것만으로도 감독으로선 만족한다. 실점하더라도 포수나 전력분석팀, 투수 파트와 고민해 피칭 디자인이나 로케이션 같은 부분만 보완하면 점점 좋아질 것이다. 당분간 로운이나 병현이나 (경기 중후반에) 조금 빨리 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젊은 투수들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던 사령탑은 '베테랑 불펜 듀오' 노경은과 고효준의 헌신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노경은과 고효준 모두 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다. 노경은은 11경기 13이닝 1승 6홀드 평균자책점 4.15로 전상현(KIA 타이거즈)과 함께 홀드 부문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고, 고효준은 13경기 10⅔이닝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1.69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나온) 뒤에 (고)효준이나 (노)경은이가 자신의 역할을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정말 고맙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 등판해서 잘 막아주고, 또 실점하더라도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면서 타선이 따라가는 점수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베테랑 투수들이 없었다면 계산이 서는 운영도 불가능했다. 이 감독은 "베테랑 투수들이 어려운 상황을 처리하면서 젊은 선수들까지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지 않나. 두 명 모두 고참 선수들인데, 불평이나 불만 없이 등판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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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