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좌완투수 블레이크 스넬이 3경기째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1-17로 대패했다. 시즌 성적은 9승12패가 됐다.
선발투수 스넬의 부진이 뼈아팠다. 스넬은 4⅔이닝 9피안타 1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기대 이하의 투구를 선보이면서 시즌 3패째를 떠안았다. 이적 이후 3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5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반면 이적 후 첫 등판에 나선 애리조나 선발 조던 몽고메리는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여기에 타선이 7회초 4점, 8회초 6점으로 확실하게 승기를 굳히면서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일방적인 경기 흐름, 에이스 카드 꺼내고도 웃지 못한 샌프란시스코
샌프란시스코는 오스틴 슬레이터(우익수)-윌머 플로레스(1루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맷 채프먼(3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톰 머피(포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타일러 피츠제럴드(중견수)-닉 아메드(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정후의 이름이 라인업에서 사라졌다. 그러면서 슬레이터가 리드오프 역할을 맡게 됐고, 피츠제럴드가 중견수로 나선다. 이정후가 빅리그 데뷔 이후 라인업에서 제외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밝힌 이정후의 선발 제외 사유는 '체력 안배 차원'이다.
애리조나는 케텔 마르테(2루수)-코빈 캐롤(중견수)-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좌익수)-크리스티안 워커(1루수)-에우제니오 수아레즈(3루수)-랜달 그리척(우익수)-가브리엘 모레노(포수)-블레이즈 알렉산더(지명타자)-케빈 뉴먼(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0의 균형을 먼저 깬 팀은 애리조나다. 3회초 선두타자 알렉산더가 2루타로 출루한 뒤 뉴먼의 우익수 뜬공 때 3루로 진루했고, 1사 3루의 기회를 맞이한 마르테가 적시타를 터트리며 3루주자 알렉산더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애리조나는 4회초에도 스넬을 공략했다. 1사에서 수아레즈와 그리척이 각각 볼넷과 안타로 출루했고, 모레노의 뜬공 이후 알렉산더가 1타점 2루타를 터트리면서 2-0으로 달아났다.
샌프란시스코는 4회말 솔레어의 솔로포로 반격에 나섰지만, 애리조나의 방망이는 5회초에도 멈추지 않았다. 선두타자 마르테가 2루타를 치고 나갔고, 캐롤의 삼진과 구리엘 주니어의 땅볼 이후 2사 3루에서 타석에 선 워커가 우전 안타로 3루주자 마르테를 홈으로 안내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수아레즈가 안타를 치면서 2사 1·2루로 연결했고, 그리척이 2타점 2루타를 만들면서 팀에 추가점을 안겼다. 결국 스넬은 5회초 2사 2루에서 랜든 룹에게 마운드를 넘겨줘야 했다.
지난 시즌 이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스넬은 해를 넘긴 뒤에도 계약을 끝내지 못했고,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와 2년 총액 6200만 달러(약 855억원)에 계약했다. 샌프란시스코로선 선발진 강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스넬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스넬은 개막 이후 두 차례의 등판에서 모두 패전을 기록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데 이어 세 번째 등판에서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남겼다. 지금까지 3경기를 소화한 스넬의 시즌 평균자책점(ERA)은 무려 11.57에 달한다.
1-5로 끌려가던 샌프란시스코의 추격 의지가 꺾인 건 7회초였다. 불펜투수들이 연달아 부진했고, 8회초에는 대거 6점을 헌납했다. 애리조나가 9회초 마운드에 올라온 피츠제럴드를 상대로 2점을 더 보태면서 두 팀의 격차가 16점 차까지 벌어졌고,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 이정후, 다시 기록 도전 이어간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이정후는 21일 경기에선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이정후는 올 시즌 78타수 22안타 타율 0.282 1홈런 5타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72를 기록 중이다. 특히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면서 역대 3번째 한국인 빅리거 데뷔 시즌 10경기 연속 안타를 달성했다.
이정후 이전에 빅리그 첫해 10경기 연속 안타를 친 선수는 강정호(2015년, 당시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김현수(2016년, 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두 선수 모두 11경기 연속 안타 도전엔 실패했다.
이정후는 사령탑의 배려로 하루 숨을 골랐고, 기록 도전을 다시 이어간다. 만약 21일 애리조나전에서 안타를 때려낸다면 한국인 MLB 데뷔 시즌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을 작성한다.
사진=AP, AFP,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