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내용 면에선 만족스러울 수 없었지만 그래도 2연승을 챙기며 올림픽 본선행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그렇다고 결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한국 축구의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대형 공격수를 발굴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에서 스트라이커를 맡고 있는 193cm 공격수 이영준(김천 상무)의 얘기다.
U-23 축구대표팀은 19일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경기장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2024 카타르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2차전 중국전에서 원톱 이영준이 전후반에 각각 한 골씩 터트리는 활약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 1-0 승리에 이어 중국까지 누르고 2연승을 달렸다. '죽음의 조'라는 B조에서 8강 진출이 유력한 상태가 됐다.
한국은 이날 전반 30분까지 3골을 내줄 뻔했으나 골키퍼 김정훈의 선방 등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후 한국에 기회가 왔다. 한국을 살린 선수가 바로 이영준이었다. 이영준은 전반 34분 오른쪽 측면 공격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강상윤이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피해 전진 패스를 내주자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 든 뒤 다소 각이 없는 지역에서 통렬한 오른발 강슛을 날려 상대 골망을 출렁였다. 이영준은 득점 뒤 중국 원정 응원단 등을 의삭한 듯 '안 들려' 세리머니를 했다.
이영준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후반 24분 중국의 결정적인 슛을 김정훈이 선방, 또 위기를 넘긴 한국은 이어진 역습 기회에서 추가골에 성공했는데 이 역시 이영준이 주인공이었다. 이영준은 이태석의 어시스트를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잡은 뒤 이번엔 왼발 터닝 슛을 쏴 중국을 그야말로 무너트렸다.
이영준이 원맨쇼를 펼친 날이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UAE전에선 후반 교체멤버로 들어간 뒤 후반 추가시간 이태석의 코너킥을 헤더슛으로 밀어넣어 1-0 승리를 완성했다. 중국전에선 선발로 나서 황 감독의 기대에 또 다시 부응했다.
그는 이번 대회 총 3골을 넣고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영준은 지난 2021년 수원FC에 입단했다. 지난해 1월부터 군생활을 위해 김천 상무에서 뛰고 있는데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 나서더니 올해는 많게는 두 살 위 형들과 함께 한국 축구의 올림픽 본선 티켓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3골이 왼발과 오른발, 헤더로 하나씩 들어간 것이라 더욱 위력적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유효슈팅 3개를 기록 중이다. 모두 골로 연결됐다.
키가 193cm로 준수한데 스피드도 좋아 향후 국가대표로도 손색 없이 활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형 공격수가 드문 한국이 모처럼 좋은 스트라이커의 성장을 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