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황선홍호에서 풀백은 걱정거리가 아닌 핵심이다.
마땅한 측면 수비수들이 없어 고민인 A대표팀(국가대표팀)과 달리 황선홍호는 풀백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다. 오히려 조현택(김천 상무), 황재원(대구FC), 이태석(FC서울), 장시영(울산HD)은 팀 내에서 핵심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올림픽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이영준의 결승포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부터 황선홍 감독이 꾸준히 중요성을 강조했던 첫 경기였기 때문에 선발 명단에도 관심이 쏠렸다. 앞서 유럽파 3인 양현준(셀틱FC), 김지수(브렌트퍼드), 배준호(스토크 시티)의 차출이 불발된 가운데 황 감독은 전원 국내파로 구성된 선발 명단을 꺼냈다.
첫 경기에서 황선홍 감독의 선택을 받은 풀백들은 조현택과 황재원이었다. 조현택은 후반전 이태석과 교체되기 전까지 77분여를 소화했고, 황재원은 풀타임을 뛰었다.
선발 출전한 조현택과 황재원은 경기 내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조현택이 왼쪽에서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측면 공격에 적극 가담,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앞세워 상대를 직접적으로 위협했다면 경기장 중앙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황재원은 적절하게 공격과 수비를 신경 쓰며 공수 균형을 맞추는 임무를 맡았다.
조현택은 UAE전 한국의 주요 공격 루트 중 하나였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엄지성이 수비를 끌고 안으로 들어가면 조현택이 더 바깥쪽에서 공을 받아 문전으로 크로스를 붙이는 식이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에달리스트 황재원의 중요성도 컸다. 측면 공격 외에도 중앙에서 빌드업을 돕던 황재원은 전반 18분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한 차례 위협했다. 이후 과정에서 안재준의 골이 나왔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후반전 이태석이 들어온 뒤에는 황재원과 번갈아 공격에 가담하며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했다. 이태석과 황재원 모두 정통 풀백과 인버티드 풀백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전술 변화였다.
황선홍호의 풀백들은 황선홍 감독이 중요시하는 세트피스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예리한 왼발을 보유한 조현택은 왼발 세트피스 키커로 나서기에 충분했고, 황재원은 한국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의 역습을 저지하면서 세컨드볼을 따내려고 노력했다. 교체로 들어와 정교한 킥으로 이영준의 결승골을 도운 이태석의 활약은 설명이 더 필요 없다.
이렇듯 풀백들은 정상빈, 엄지성, 안재준 등 공격진 외에 황선홍호의 또 다른 키 플레이어들로 꼽히고 있다. UAE전은 왜 축구에서 갈수록 풀백들의 중요성이 강조되는지 알 수 있었던 경기이자 현재 황선홍호의 핵심은 풀백들이라는 점을 확인한 경기였다.
UAE전에 출전하지 못한 장시영도 기대할 만하다.
U-22 자원이지만 소속팀 울산에서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는 장시영은 공격적인 재능이 뛰어난 선수다. 황재원이 1차전에서 풀타임을 뛰었기 때문에 장시영이 2차전에 출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장시영도 다른 풀백들과 마찬가지로 황선홍호에 여러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