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이 2023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황선홍호 유럽파 선수들 차출 불발은 불발 그 자체도 아쉬웠지만, 시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U-23 국가대표팀(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5일부터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른다.
황선홍호는 17일 0시30분 UAE(아랍에미리트)와의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시작으로 파리 올림픽 본선 티켓을 잡기 위해 출항한다.
대회 전부터 약간의 어려움을 안고 출발하게 됐다. 당초 황 감독은 이번 대회 최종 엔트리에 양현준(셀틱FC), 김지수(브렌트퍼드), 그리고 배준호(스토크 시티) 등 유럽파 핵심 3총사는 모두 포함시켰으나 대회 직전 전부 차출이 불발됐다. 김민우(뒤셀도르프)만 오게 됐다.
미국 MLS에서 활약하는 정상빈(미네소타)을 껴도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황선홍호 선수들 중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은 둘에 불과하다. 다섯 명이 카타르로 향할 것으로 예상됐던 점, 그리고 일본이나 호주 등 다른 경쟁자들이 유럽파들을 다수 차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아쉬운 게 사실이다. 양현준과 김지수, 배준호는 지난달 A매치 기간에 열렸던 WAFF(서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엔 모두 합류해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배준호(스토크 시티)의 2024 AFC U-23 아시안컵 차출이 불발되면서 황선홍호는 급하게 최강민(울산HD)을 호출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물론 셀틱, 브렌트퍼드, 스토크의 상황이 당장 어렵기 때문에 해당 팀들이 선수들의 차출을 거부한 것을 마냥 지적할 순 없다. 대한축구협회도 소속팀들이 반대하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한 의무 참가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해외파 선수들의 발탁이 어렵다는 건 대회 전부터 인지하고 있던 부분이다.
다만 해외파 선수들의 차출 불발만큼 아쉬운 건 차출 불가가 결정된 시기다.
양현준, 김지수, 배준호는 모두 올림픽 대표팀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이후에 명단에서 빠졌다. 특히 배준호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에서야 스토크 시티로부터 차출 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으면서 양현준과 김지수 때보다 더 큰 변수가 됐다.
그나마 황선홍 감독이 유럽파 선수들의 차출 불발을 대비해 후보군을 추려놓은 덕에 한국은 곧바로 홍시후(인천 유나이티드)와 김동진(포항 스틸러스), 그리고 최강민(울산HD)을 대체 발탁할 수 있었다.
황선홍 감독이 2023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황선홍 감독은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합동 기자회견에서 "대회에 앞서 유럽을 돌아다니며 해당 선수들의 차출 협의를 소속팀과 마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회가 임박한 시점에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당황스럽고 아쉽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한 황 감독은 "플랜B로 다른 후보들을 추렸지만 합류 시점이 늦어져서 조직적인 문제가 있다"라며 차출 불가 통보가 늦어진 탓에 대체 발탁된 선수들의 U-23 대표팀 합류 시기도 늦어졌고, 이를 두고 조직적인 문제가 생겼다며 우려를 표했다.
홍시후는 기존 멤버들과 함께 같은 날 출국했으나 대회 직전 이천에서 진행된 훈련에 함께 하지 못했다. 김동진은 황선홍호 본진 출국보다 3일 늦은 8일 카타르로 향했다. 최강민은 현지시간으로 15일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각에 카타르 땅을 밟았다.
2024 AFC U-23 아시안컵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황선홍호. 사진 대한축구협회
유이한 해외파 중 하나인 정상빈도 경기 하루 전에나 팀에 합류하는 게 결정된 상태다. 시차 등으로 당장 UAE전 출전은 어렵다. 황선홍호는 대체 발탁된 K리거 3명과 정상빈 등 4명이 늦게 발을 맞추는 상황에서 대회를 치러야 하게 됐다.
선택지가 없다. 대회가 시작한 이상 황선홍 감독에게는 '정면돌파'라는 선택지 외에는 없었다. 황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있고 UAE전 승리를 통해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황 감독은 "예선을 치르면서 조직력을 맞춰가야 한다"라면서 "지금의 문제를 극복할 것이다. K리그 선수들의 힘을 보여줘야 하는 무대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