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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피겨 거장'들이 김연아를 극찬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1.08.14 09:40 / 기사수정 2011.08.14 20:1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의 눈빛은 카리스마가 넘친다. 눈빛만으로도 무대를 장악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모든 면에서 흠잡을 곳이 없는 완벽한 스케이터다."

- 커트 브라우닝

"김연아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기를 기원했다. 김연아는 피겨 스케이팅의 차원을 격상시켰다."

- 이리나 슬루츠카야

'피겨 여왕' 김연아(21, 고려대)의 아이스쇼에는 단골 손님들이 찾아온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피겨의 전설'들이 바로 그들이다. 현역 피겨 스케이터 선수들 중, 김연아 만큼 피겨의 거장들에게 인정받는 스케이터는 드물다. 그들은 모두 '사탕발림'이 아닌 스케이터의 자존심을 내걸고 김연아의 우수함을 격찬했다.

지난 13일 첫 공연을 마친 커트 브라우닝(45, 캐나다)과 이리나 슬루츠카야(32, 러시아)도 김연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공통점이 존재한다. 브라우닝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회 우승을 차지했고 슬루츠카야는 세계선수권 2회, 유럽선수권 7회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의 꿈은 끝내 이룩하지 못했다.

유독 올림픽에서만 부진했던 브라우닝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6위, 1994년 릴리함메르 올림픽에서는 5위에 머물렀다. 또한, 슬루츠카야는 김연아의 멘토였던 미셸 콴(30, 미국)의 '숙적'이었다.

이들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경쟁했지만 금메달의 주인공은 사라 휴즈(미국)에게 돌아가고 말았다. 심기일전한 슬루츠카야는 다시 한번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끝내 금메달의 꿈을 달성하지 못했다.



선수 생활에서 아쉬움이 많았던 이들은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스케이터였다. 또한,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하지 못했지만 뛰어난 기술과 예술성이 균형을 이루었던 '당대의 스케이터'였다.

은퇴 이후 두 사람은 자국 공중파 방송국의 해설가로도 활약했다. 특히, 브라우닝은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화제를 모았다. 국내 피겨 팬들에게 브라우닝은 김연아에 대해 누구보다 자세히 분석하고 뛰어난 점을 칭찬하는 해설가로 널리 알려졌다.

13일 첫 공연을 마치고 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브라우닝은 옆에 있던 김연아에 대해 평가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김연아는 우선 집중력이 대단하다. 은반 위에서 나타나는 김연아의 집중력은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기술적으로 볼 때, 김연아의 점프 길이는 매우 길고 도약력과 착지 등이 모두 완벽하다. 김연아의 점프는 너무나 아름다운 것 같다. 더블 악셀도 매우 깨끗하고 아름답게 구사한다"고 덧붙었다.

김연아의 점프가 매우 정확하고 남자 선수들의 스케일에 버금가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점은 피겨의 거장들에게도 크게 어필했다.

브라우닝은 198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쿼드러플(4회전) 토룹 점프를 성공시켰다. 동시대 스케이터들 중, 점프에 가장 일가견이 있었다.

브라우닝은 방송 해설에서도 점프의 정확함은 물론, 스케일과 도약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리고 이러한 좋은 예로 김연아를 언급했다. 이번 아이스쇼에 출연한 그는 자신이 꾸준하게 강조해온 김연아의 점프를 격찬했다.

또한, 김연아의 퍼포먼스 적인 면도 높게 평가했다. 직접 김연아의 눈빛 연기를 흉내내면서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브라우닝은 김연아가 기술만 뛰어난 선수가 아닌, 무대와 관중을 장악하는 카리스마가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미셸 콴과 스캇 해밀턴(52, 미국, 1984년 사라예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김연아가 기술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점에 큰 점수를 내렸다. 기술과 예술성에서 최고의 기량을 동시에 갖춘 스케이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피겨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스케이터들은 모두 자신 만의 시선을 가지고 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견도 찬사와 비판이 공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연아처럼 모두가 공통적으로 찬사를 보내는 경우는 드물다.

역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카타리나 비트(독일, 1984년 사라예보,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 1992년 알베르빌 금메달리스트), 그리고 타라 리핀스키(미국, 1998년 나가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은 하나같이 '스케이터 김연아'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리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아라카와 시즈카(일본)도 김연아를 평가절하하지 않았다. 일본 공중파 방송에서 해설을 맡았던 그는 아사다 마오(21)와 안도 미키(24)등과 경쟁관계에 있었던 김연아를 의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케이터로서 보는 시선은 위장할 수 없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의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를 관전한 그는 "엄청난 압박감을 이기고 이 정도의 연기를 해냈다는 점은 실로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슬루츠카야는 김연아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내렸다. 그는 "김연아로 인해 피겨 스케이팅의 질이 격상됐다"고 말했다. 피겨 역사에 드물게 존재했던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 공통점을 넘어서는 극찬 중의 극찬이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김연아의 진가는 피겨 전문가들의 칭찬에서 새롭게 재조명받았다. 특정 기술에 집착하지 않고 '피겨 자체'에 몰입하며 걸어온 길은 올림픽 금메달로 결실을 맺었다.

혼신의 힘을 다하고 영혼이 깃들어간 작품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차리는 이들이 바로 거장들이다. '스케이터 김연아'가 가치 높게 평가받아야 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거장들에게 일관된 격찬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진 = 김연아, 커트 브라우닝, 이리나 슬루츠카야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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