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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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G 4홈런' 박병호, 제2의 김상현 가능할까

기사입력 2011.08.14 12:57 / 기사수정 2011.08.14 12:57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박병호가 제2의 김상현이 될 수 있을까.

넥센 박병호(25)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13일 문학 SK전서 1-4로 뒤지던 6회 1사 1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SK 선발 엄정욱의 초구 직구를 밀어쳐 우측담장을 넘기는 시즌 5호 투런포를 작렬했다. 이로써 박병호는 넥센 이적 후에만 10경기서 4홈런을 기록했다. 이적 후 확실히 방망이가 잘 돌아가는 박병호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

▲ 분위기 전환? 심리적인 요소의 작용

트레이드는 으레 전 소속팀서 사실상 전력 외가 됐지만, 다른 팀서도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선수가 물망에 오르기 마련이다. 박병호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LG서 만년 거포 유망주로 불렸으나 많지 않은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하기도 했고, 꾸준하게 기다려줄 여유가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넥센은 그렇지 않다. 박병호가 오자마자 4번 1루수를 꿰찬 건 그만큼 '없는 집'과 '있는 집'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오히려 박병호에겐 호재다. 부담이 없는 것이다. 실제 넥센 코칭스태프는 이적 후 박병호에 대해 기술적인 조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박병호는 LG 시절 포스트시즌에 반드시 진출해야 한다는 미묘한 구단 분위기가 주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자신을 출장시키는 넥센에서 은연중에 마음이 편해지면서 집중력이 더욱 살아났을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박병호는 넥센 이적 후 10경기서 무려 4개의 홈런을 작렬했다. 홈런뿐 아니라 전체적인 타격 페이스가 최고조에 올라 있다. 올 시즌 타율이 0.283이지만, 넥센 이적 후에는 0.351이다. 일단 김시진 감독이 원하는 구상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은 박병호와 강정호를 향후 넥센의 붙박이 중심 타선으로 키울 복안으로 보인다.

▲ 아직 더 두고봐야

이쯤 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이적 후 초반 대활약. 바로 2009년 KIA 김상현이 그것이다. 김상현은 2009년 4월 19일 박기남과 함께 8년만에 친정 KIA로 돌아왔다. 당시 김상현은 LG서 전력 외 통보를 받았고, KIA로 향하기 전까지 단 2경기에만 출장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김상현은 KIA 이적 후 곧바로 주전 3루수로 기용됐고, 결국 그해 36홈런 127타점을 잡아내며 트레이드된 선수 중 최초로 시즌 MVP가 되는 영예를 누렸다.

당시 김상현은 이적 후 1주일만인 4월 26일 대구 삼성전서 시즌 1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박병호는 이적 후 4번째 경기인 5일 목동 두산전서 이적 후 첫 홈런을 신고했다. 그렇게 박병호는 10경기서 4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상현이 이적 후 첫 10경기서 때려낸 홈런은 2개였다. 일단 이적 직후 초반 컨디션만큼은 박병호가 김상현보다 더 좋은 셈이다. 여러 가지 상황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어쨌든 박병호가 이적 후 무시무시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박병호가 2년 전 김상현처럼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터트릴 것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아직 좀 이르다. 우선 넥센은 2년 전 KIA와는 상황이 다른 팀이다. 넥센은 사실상 4강이 좌절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박병호를 상대하는 투수의 견제가 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상현은 당시 시즌 내내 1위 경쟁 속에서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었다. 애당초 박병호가 성적을 내기에 좀 더 유리한 주변환경인 것이 사실이다. 또한, 말 그대로 아직 박병호는 이적 후 단 10경기만 치렀을 뿐이다. 표본이 적은 게 사실이다. 적어도 8월 한 달은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 물론 지금까지는 충분히 희망을 비췄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진=박병호 ⓒ 넥센 히어로즈 제공]



김준영 기자 kj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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