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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박지원, 황대헌과 벌써 4번째 충돌…대표팀 선발전 500m 탈락

기사입력 2024.04.07 09:37 / 기사수정 2024.04.07 09:37

흰 헬멧을 쓴 박지원이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예선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박지원은 해당 종목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충돌해 조 최하위로 밀려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흰 헬멧을 쓴 박지원이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예선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박지원은 해당 종목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충돌해 조 최하위로 밀려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이 또다시 황대헌(강원도청)과 충돌을 겪었다. 국가대표 선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박지원은 지난 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준결승 2조에서 1분16초175의 성적을 기록, 조 최하위에 머물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하루 전인 5일 남자 1500m에서 2위에 올라 랭킹포인트 21점을 획득했던 박지원은 남자 500m 랭킹포인트 획득에 실패해 종합 순위 3위로 밀려났다. 차기 시즌 국가대표는 1, 2차 선발전 개인 6개 종목 합산 랭킹포인트로 결정하며,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선발권은 남녀 상위 3명에게 주어진다.

박지원은 선발전 남자 500m 준결승 2조에서 황대헌, 박장혁(스포츠토토), 박노원(화성시청), 김동욱(스포츠토토), 신동민(고려대)과 경쟁했다. 1번 시드에서 출발한 뒤 2위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황대헌은 바로 뒤에서 추격했다.

첫 바퀴 세 번째 곡선 주로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황대헌은 인코스를 비집고 들어가 박지원을 추월했고, 이 과정에서 박지원이 휘청이며 뒤로 밀려났다. 결국 펜스에 부딪혔다. 박지원은 다시 일어나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주심은 해당 장면에 관해 페널티를 부여하지 않았다. 황대헌은 2위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고 박지원은 탈락했다. 결승에 오른 황대헌은 5위를 차지해 랭킹포인트 5점을 받았다.

흰 헬멧을 쓴 황대헌이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예선에서 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황대헌은 해당 종목 준결승에서 박지원과 충돌했다. 박지원은 조 최하위로 밀려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며 황대헌은 준결승 2위로 결승에 올랐다. 연합뉴스
흰 헬멧을 쓴 황대헌이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예선에서 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황대헌은 해당 종목 준결승에서 박지원과 충돌했다. 박지원은 조 최하위로 밀려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며 황대헌은 준결승 2위로 결승에 올랐다. 연합뉴스


박지원이 황대헌과 충돌해 메달 획득에 실패한 건 올 시즌에만 네 번째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 황대헌은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치는 심한 반칙을 저질렀다. 당시 황대헌은 그냥 실격이 아닌 '옐로카드(YC)'를 부여받고 모든 포인트를 몰수당했다.

박지원은 지난달 16일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황대헌 때문에 고개를 떨궜다. 당시 박지원은 선두로 질주 중이었다. 결승선을 세 바퀴 남긴 곡선 주로에서 황대헌이 무리하게 인코스를 파고들어 박지원을 몸으로 밀어냈다. 균형을 잃은 박지원은 최하위로 처졌다.

박지원을 밀어낸 황대헌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심판은 황대헌의 반칙을 선언해 페널티를 줬고, 황대헌은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이튿날인 17일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도 박지원은 황대헌의 반칙으로 넘어졌다.

결승선 세 바퀴를 남긴 시점. 황대헌에 이어 2위로 달리던 박지원은 세 번째 곡선 주로에서 속도를 올리며 인코스를 파고들었다. 선두 자리를 내준 황대헌은 갑자기 손을 이용해 박지원을 밀쳤다. 중심을 잃은 박지원은 휘청이며 넘어졌고, 대열에서 이탈했다. 레이스를 이어가지 못한 채 경기를 포기했다.

심판은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여했다. 황대헌의 잘못이 명백하다는 뜻이었다.

왼쪽부터 박지원과 황대헌. 지난달 19일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후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에만 세 차례 충돌했던 박지원, 황대헌은 6일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준결승에서도 충돌했다. 박지원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황대헌은 준결승 2위로 결승에 올랐다. 연합뉴스
왼쪽부터 박지원과 황대헌. 지난달 19일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후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에만 세 차례 충돌했던 박지원, 황대헌은 6일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준결승에서도 충돌했다. 박지원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황대헌은 준결승 2위로 결승에 올랐다. 연합뉴스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던 박지원은 올 시즌 남자 계주 은메달 1개에 그쳤다. 타격이 컸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규정에 따르면 차기 시즌 국가대표는 세계선수권 국내 남녀 선수 중 종합 순위 1명이 자동 선발되지만, 해당 선수는 개인전 1개 이상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야 한다. 2023-2024 ISU 월드컵 시리즈 세계랭킹 1위에 빛났던 박지원은 억울하게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를 놓쳤다.

국내 선발전에서도 황대헌과의 악연은 계속됐다. 차기 시즌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할 경우 박지원은 잃는 게 많다. 아직 군대에 다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태극마크를 놓치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없으며, 병역 의무로 인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도 불투명해진다.

이미 병역 혜택을 받은 황대헌은 차기 시즌 국가대표 선발과 관계없이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세계선수권 종료 후 지난달 25일 "박지원과 황대헌의 충돌과 관련해 조사를 펼쳤다. 고의성은 전혀 없었고, '팀 킬(Team kill)'을 하려는 의도도 전혀 없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연맹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가진 우리 선수 간의 충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기록이 아닌 순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쇼트트랙의 특성상 선수 간의 충돌은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요소다. 이번 충돌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박지원과 황대헌의 충돌은 계속됐다.

한편 이날 남자 500m에서는 이정수(서울시청)가 41초181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김건우(스포츠토토·41초218), 김태성(서울시청·41초225)이 뒤를 이었다.

같은 날 열린 여자 500m에서는 심석희(서울시청)가 43초74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소연(스포츠토토)과 최민정(성남시청)이 각각 2, 3위에 자리했다.

흰 헬멧을 쓴 박지원이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예선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박지원은 해당 종목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충돌해 조 최하위로 밀려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흰 헬멧을 쓴 박지원이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예선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박지원은 해당 종목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충돌해 조 최하위로 밀려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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