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은 5일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 4.1이닝 9실점 하며 무너졌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정현 기자) "내가 빨리 (구원 투수를) 준비했어야 했다."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투수 류현진에 관해 얘기했다.
류현진은 하루 전(5일 고척 키움전)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81구를 던져 9피안타 2탈삼진 2볼넷 9실점으로 팀의 7-11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동시에 지난 2012년 7월 18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 8실점 이후 역대 한 경기 최다 실점 불명예 기록을 새롭게 썼다. 포심 패스트볼(30구)와 커터(15구), 투심 패스트볼(13구), 커브(12구), 체인지업(10구), 슬라이더(1구)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졌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4회말까지 실점없이 순항했던 류현진. 그러나 승리 투수 요건까지 1이닝을 앞두고 무너져 KBO 리그 통산 99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팀이 4-0으로 앞선 5회말 류현진은 선두타자 김휘집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이형종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가 됐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송성문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 한숨 돌리는 듯했지만, 1사 1,3루에서 김재현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4-1로 첫 실점을 했다.
순항하던 류현진은 5회말부터 집중타를 맞으며 흔들렸다. 엑스포츠뉴스 DB
계속해서 류현진은 제 투구를 하지 못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박수종과 이주형에게 초구를 통타당해 1타점 적시타를 헌납해 4-3 턱밑까지 추격당했다. 이후 로니 도슨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줘 4-4 동점이 됐다. 동점을 허용했지만, 류현진은 달아오른 키움 방망이를 막지 못했다. 김혜성에게 1타점 적시타, 타자일순으로 5회말에만 두 번째 타석에 선 김휘집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4-7이 됐다.
결국, 최 감독은 결단을 내렸고, 류현진을 대신해 김서현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김서현 역시 불을 끄지 못했고 이형종에게 1타점 적시타, 대타 임지열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1루수 안치홍의 포구 실책까지 나오며 4-10까지 점수 차이가 벌어졌다.
한화는 경기 7회초 3점을 추가하며 따라갔지만, 5회말 벌어진 점수 차를 복구할 수 없었다. 오히려 8회말 김혜성에게 쐐기타를 맞아 7-11로 무릎을 꿇었다.
좀처럼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던 류현진. 엑스포츠뉴스 DB
최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를 돌아보며 "(복판에) 몰리는 공이 많아 집중타를 얻어맞았다. 교체 준비도 늦었다"라며 "세 경기 중 두 경기를 난타당했다. 몰리는 공에 관해서는 충분한 개선 여지가 있어 보인다. 투수 코치와 배터리 코치 미팅 이후 류현진과 포수에게 얘기했다. 집중타를 내준 몰리는 공에 대해 개선 방향을 브리핑했기에 다음 경기부터는 괜찮아질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류현진은 5회말에만 안타 8개를 헌납했다. 앞선 1~4회말과는 전혀 다른 투구. 개막 후 투구수 70개를 넘긴 시점부터 상대에 공략당하는 형세다. 최 감독은 "(투구수 70개 이후 맞아 나가) 공교롭게도 그렇게 됐다. 앞서 얘기했지만, 몰리는 공에 대해 개선하면, 괜찮을 것 같다. 투구수에 대비해 구위가 떨어진 건 아니었다. 몰리는 공이 급증하며 난타당했다. 개선의 여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최 감독은 류현진을 더 빠른 타이밍에 교체하려 했지만,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다. 순항하던 류현진이 급격히 난조를 보였기 때문. 사령탑은 구원 투수 준비가 늦었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을 더 빠른 타이밍에 교체하지 못한 잘못을 인정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최 감독은 "4회 이후 투구수(56구)가 많았다면, 미리 준비했을 텐데 4회가 끝난 시점에서는 6회까지 무난하게 갈 투구수였다. 또 중간에 클리닝 타임도 있어 구원 투수들을 의미 없이 몸 풀게 할 수는 없었다"라며 "(이)태양이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몸을 푸는 시간이 길다. (김)기중이는 왼손 투수가 맞고 있는 시점에서 또 좌투수를 올리기가 좀 그랬다. 유형을 바꿔주고자 했고, 가장 빠르게 몸 풀 수 있는 선수가 (김)서현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현이가 먼저 나설 타이밍은 아니었다. 결국, 벤치에서 준비할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서현이도 준비 과정이 급해 여러 가지로 그렇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화는 문현빈(2루수)-요나단 페라자(좌익수)-채은성(1루수)-노시환(3루수)-안치홍(지명타자)-김태연(우익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이진영(중견수), 선발 투수 펠릭스 페냐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지난 경기 도루 과정에서 왼쪽 햄스트링에 뻐근함을 느꼈던 하주석을 대신해 이도윤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최 감독은 "(부상 정도가) 아주 심하지 않다고 들어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하루 이틀 지켜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