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자신의 장점인 구위를 바탕으로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다만 투구수 관리가 숙제로 남았다.
크로우는 5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2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93개로, 구종별로는 직구(34개), 슬라이더(31개), 체인지업(16개), 스위퍼(7개), 투심(3개), 커브(2개) 순이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154km/h가 찍혔다.
크로우는 지난달 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5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선발승을 챙겼고,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4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5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직전 두 차례의 등판과 비교하면 내용 면에선 크게 나쁘지 않았던 크로우다.
크로우는 1회초에 이어 2회초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1회초 김현준, 2회초 강민호가 7구 승부까지 끌고 갔고 2회초 2사에서 타석에 선 김영웅은 10구 승부 끝에 2루타를 때려내며 크로우를 괴롭혔다. 그러면서 크로우는 경기 초반 2이닝 동안 36구를 던졌다.
크로우는 3회초 17구, 4회초 11구로 비교적 빠르게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5회초에만 22구를 뿌리면서 더 이상 마운드를 지킬 수 없었다.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KIA는 3-0으로 앞선 6회초부터 불펜을 가동했고, 5-2 승리로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켰다.
사령탑은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크로우를 격려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크로우가 투구수로 인해 많은 이닝을 책임지진 못했지만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고 전했다.
약 2주 만에 승리투수가 된 크로우도 자신의 투구 내용에 대해 부족했던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크로우는 "상황에 맞게, 카운트에 맞게 던지려고 많이 준비했다. 경기 내용에 만족하고, 원하는 대로 경기가 흘러간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볼넷이 나와서 아쉬운 부분이 좀 있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으로 투구수를 조절하려고 했는데 삼성 타자들이 체인지업에 대해 잘 참았기 때문에 투구수가 늘어나지 않았나 싶다. 다음엔 그런 부분을 더 보완해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한편 크로우는 포수 한준수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이전 두 경기에서 김태군과 배터리를 이뤘고, 이날 처음으로 실전에서 한준수와 호흡을 맞췄다. 크로우는 "한준수와 경기 전부터 꾸준히 준비했고, 어떻게 던져야 하고 어떤 걸 원하는지 충분히 소통하면서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