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결정적인 타격으로 '또'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6-5 승리를 거뒀다. 지난 2일 롯데에게 0-1 패배를 당하며 7연승이 끊겼던 한화는 3일 우천취소로 하루를 휴식한 뒤, 연패 없이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시즌 전적 8승2패를 만들었다.
선발투수 문동주의 컨디션이 그리 완벽하지 않은 날이었다. 문동주는 이날 10피안타 3볼넷으로 난조를 보였고, 그럼에도 5이닝을 소화하며 4실점으로 버텼다. 0-2로 끌려가던 한화는 4회말 터진 노시환의 솔로포로 1-2 한 점 차로 쫓았으나 5회초 추가 실점으로 1-4, 3점 차에서 5회말을 맞이했다.
앞서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던 한화는 5회말 선두 최재훈이 중전안타, 임종찬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문현빈의 중견수 뜬공 때 최재훈이 3루까지 진루하며 1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그리고 페라자의 타석. 앞선 두 타석에서는 윌커슨에게 우익수 뜬공, 삼진으로 막혔던 페라자였다.
타석에 들어선 페라자는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만원관중의 응원가 속 눈을 감고 숨을 고르며 타격을 준비했다. 초구 커터에는 방망이가 헛돌았고, 2구 직구를 지켜보며 볼카운트 1-1. 이내 윌커슨의 3구 143km/h 직구에 벼락같이 배트를 돌렸다. 맞자마자 큰 타구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타구는 우측 담장 밖으로 향하며 단숨에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글스파크는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페라자의 시즌 5호 홈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시에 리그 홈런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서는 홈런이기도 했다.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자 페라자는 냅다 방망이를 던지며 포효했고, 베이스를 도는 내내 유니폼을 부여잡고 흔들면서 에너지를 분출했다.
홈을 밟고 노시환과 세리머니를 하고, 더그아웃에 들어와서도 페라자의 '흥'은 계속됐다. 가득찬 팬들과 더그아웃의 동료들도 페라자의 이런 폭발력에 뜨겁게 환호하며 화답했다. 페라자는 6회초 수비에서 나서면서도 팔을 흔들며 또 한번 팬들의 호응을 유도했고, 자신을 향한 함성을 즐겼다.
페라자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꾼 한화는 7회초 점수를 추가하며 끝내 역전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도 페라자가 있었다. 구승민을 상대로 선두 문현빈이 끈질긴 전력질주로 내야안타를 만들고 출루한 무사 1루 상황, 페라자도 우전안타를 치면서 1・3루 찬스로 연결했다. 이후 채은성의 적시타에 한화가 5-4로 앞섰고, 페라자는 안치홍의 병살타에 들어오며 6-4로 점수를 벌린 뒤 리드를 지키고 승리를 가져왔다.
개막전부터 멀티히트를 달성한 페라자는 이튿날에는 멀티포를 폭발시키며 시작부터 뜨거운 출발을 했다. 그리고 10경기를 치른 현재 18안타 5홈런 10타점 12득점 타율 0.500, 출루율 0.578, 장타율 1.000, OPS 1.578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리그 1위를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숫자도 당연히 중요하고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페라자를 '최고의 외인'으로 만드는 건 경기장 안팎에서 유쾌하고도 폭발적인 에너지로 보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끼친다는 점이다.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그 어떤 능력보다 무시무시한 힘이다.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