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더 이상 조롱의 대상이 아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를 앞두고 '역대급 전력'을 구축했다. 기본기 탄탄한 베테랑에 창의력 넘치는 초신성들이 여럿 합류했기 때문이다. 1966 월드컵을 자국에서 개최한 뒤 58년간 이루지 못했던 메이저 대회 정상 등극의 꿈에 가깝게 다가섰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번 대회는 독일에서 열린다.
잉글랜드는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당시 대회에서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준결승까지 올라 4위를 차지했다. 영국에선 '축구가 집으로 오고 있다(Football is coming home)'이라는 구호가 울려퍼질 정도였다. 그러나 우승을 거둔 것은 아니었고 이후 코로나19로 1년 연기돼 2021년에 치러진 유로 2020에선 준우승을 거뒀다.
홈구장인 런던 웸블리에서 이탈리아와 붙어 승부차기로 아쉽게 패했다. 이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프랑스에 패해 8강 탈락했다. 사실 준준결승에서 떨어진 것도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이번 유로 2024를 앞두곤 또 다르다. 그간 잉글랜드에 부족했던 창의성과 번뜩이는 킬러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여럿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과 필 포든(맨시티)가 해당 선수들이다.
벨링엄은 이제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미드필더임에도 올시즌 새 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라리가 23경기에 출전, 16골을 터트리며 리그 득점 공동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여기에 포든도 올해 들어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측면 공격수로 나서는 그는 프리미어리그 29경기에서 11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단일 시즌 최다골 타이를 이미 이뤘다.
벨링엄 재능만 갖고 우승까진 어렵지 않겠느냐는 평가가 나오던 찰나에 포든이 폭발력을 더하면서 잉글랜드 2~3선이 탄탄해졌다.
이에 더해 데클런 라이스(아스널), 제임스 매디슨(토트넘 홋스퍼), 코너 갤러거(첼시) 등 이른바 '빅6'에서 핵심 동력을 맡고 있는 미드필더들이 주전 경쟁에 힘겨울 정도로 강력한 중원을 구축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8세 샛별 코비 마이누도 쑥쑥 자라며 독일행 티켓을 예약했다.
이들을 잡아줄 베테랑들도 화려하다. 골 생산 능력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여전히 건재하고, 아이반 토니(브렌트퍼드)가 그의 백업으로 자리잡는 상황이다. 첼시의 '해줘 축구' 중심 콜 팔머, 올시즌 축구인생 절정기를 맞은 재러드 보언(애스턴 빌라) 등도 언제든 골 폭풍을 일으킬 자원들이다.
수비라인 역시 존 스톤스(맨시티), 조 고메스(리버풀), 루이스 덩크(브라이턴) 등이 선수 생활 전성기를 맞고 있다. 1~2선 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우승 전선에 흠이 될 정도도 아니다. 카일 워커(맨시티), 해리 매과이어(맨유)도 경험 충분한 수비수들이다.
다만 조던 픽퍼드(에버턴), 애런 램스데일(아스널)이 지키는 골키퍼들이 불안 요소론 꼽힌다. 픽퍼드를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문지기로 보기는 무리다. 램스데일은 아스널에서 백업으로 밀렸다.
잉글랜드는 유로 2016 이후 지휘봉을 잡은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아래서 지난달 홈 평가전 2연전을 개최, 브라질에 0-1로 패하고 벨기에와 2-2로 비겼다. 불안해 보일 수 있지만 국가대항전이였던 유로 2024 예선에서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를 연파하는 등 어느 때보다 분위기와 실력이 좋다는 평가다.
유로 2024 본선에서 세르비아, 덴마크, 슬로베니아와 붙는 등 대진운도 좋다. 스페인 혹은 이탈리아와 붙을 것으로 보이는 8강부터 고비를 맞지만 과거 힘의 축구만 하는 잉글랜드가 아닌 터라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이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잉글랜드를 독일, 프랑스, 포르투갈 등과 함께 우승 후보로 놓았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