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환 기자) 광주FC가 시즌 초반 암초에 직면한다.
이 암초를 넘지 못하면 좌초될 수 있는 반면, 넘어선다면 그 흐름을 타고 더 올라갈 수 있다.
광주는 이달 중순부터 최대 5월 초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카타르 아시안컵에 주축 선수들이 셋이나 참가한다. 가뜩이나 스쿼드가 두텁지 않은 광주는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광주는 K리그1 팀들 중에서도 스쿼드가 얇은 편에 속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AFC 챔피언스리그 참가를 위해 빅톨, 가브리엘, 박태준, 최경록, 김진호 등 새로운 얼굴들을 다수 영입하며 선수단 규모를 늘리기는 했으나 시민구단의 재정적 한계로 인해 일부 팀처럼 완벽한 더블 스쿼드를 구축하지는 못했다.
또한 선수간의 격차가 분명하게 존재하고, 아직 팀에 적응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거나 훈련 태도가 좋지 않은, 혹은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선수들 중에는 아직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거나 짧은 시간만 소화한 선수들도 많다.
이는 광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번 시즌 세 개 대회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광주가 올해 첫 위기를 맞는다. 바로 2024 AFC U-23 아시안컵이다.
광주에서는 측면 미드필더 엄지성과 센터백 변준수, 알렉산다르 포포비치가 이 대회에 참가한다. 엄지성과 변준수는 지난 1일 황선홍호에 소집돼 인천 유나이티드전부터 함께하지 못했고, 포포비치는 김천 상무전 하루 뒤 7일에 호주 대표팀에 합류한다. 광주는 엄지성과 변준수 없이 김천전을, 세 선수 없이 최대 5월 초까지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모두 공백이 크게 느껴질 만한 자원들이다. 엄지성은 이전부터 광주의 핵심으로 활약했고, 이번 시즌 영입된 포포비치도 개막 후 치른 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는 등 이정효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변준수는 교체로만 두 번 경기에 나섰지만 분명히 광주 수비에 옵션을 더해줄 수 있는 선수다.
광주의 걱정이 커지는 이유다. 광주는 전북 현대, 수원FC, 제주 유나이티드, 그리고 대전하나시티즌과의 경기까지 세 선수 없이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
한국과 호주의 대회 성적에 따라 선수들의 복귀 시기가 예상보다 당겨질 수 있기는 하나, 한국 호주 모두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광주는 선수들이 결승에 진출하는 것까지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물론 광주는 측면에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가브리엘을 비롯해 U-22 자원인 신인 안혁주와 문민서 등 다른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엄지성의 빈자리를 무시할 수는 없다. 안영규, 김승우, 브루노가 있는 센터백 포지션도 마찬가지로 포포비치의 이탈을 쉽게 생각하기 힘들다.
더욱이 광주는 3연패에 빠진 상태다. 미리 승점을 벌어놨다면 선수들이 빠진 기간 동안 조금이라도 여유를 갖고 리그에 임할 수 있겠지만, 현재 광주는 여유가 없다. 다가오는 김천전에서 승점을 따내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광주의 고민은 ACL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더 커질 전망이다.
리그와 ACL, 그리고 코리아컵까지 세 개 대회를 모두 챙기려면 로테이션은 필수다. 하지만 현재 광주의 실정을 보면 완벽한 로테이션을 기대하기는 힘들고, 부분적인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최대한 조절하는 게 전부다. ACL이 시작되는 시기에 한국이 여름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는 이정효 감독의 지도력과는 별개로 광주가 부딪힐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다. 해결책은 간단하면서도 어렵다. 선수를 더 영입하면 해결되겠지만, 결국 다시 팀의 재정적 현실에 봉착하게 된다. 결국 최선책은 리그에서 승점을 최대한 쌓아놓는 것이다.
광주가 맞닥뜨릴 위기를 넘는다면 팀으로서 한층 더 단단해질 수 있다. ACL에 앞서 광주는 2024 AFC U-23 아시안컵 기간을 잘 넘겨야 한다. 광주와 이정효 감독의 4월이 더욱 중요해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