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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도 아닌데 4이닝 무실점 투수를 교체?…LG의 승부수, '9라운드 기적' 덕분에 가능했다

기사입력 2024.04.04 06:44

LG 트윈스 투수 이지강은 롱릴리프로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엑스포츠뉴스 DB
LG 트윈스 투수 이지강은 롱릴리프로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정현 기자) '9라운드 기적' 이지강(25·LG 트윈스)의 활약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이지강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 다이노스전에서 팀이 4-0으로 앞선 5회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초반부터 강력한 투구가 돋보였다. 이지강은 5회초 첫 타자 권희동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해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후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2사 후에는 맷 데이비슨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까다로운 박건우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의 마침표를 찍었다.

분위기를 이어 6회초에는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서호철을 3루수 땅볼로 잡았고, 김성욱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박세혁과의 승부에서는 연속으로 볼 2개를 던져 볼카운트 2-0으로 불리하게 시작했지만, 포심 패스트볼 2개로 파울을 유도했고, 결정구 체인지업으로 스윙을 이끌어내며 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최종 성적은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팀은 이지강의 호투를 발판으로 리드를 지켰고, 7회말 오스틴 딘의 쐐기타가 나와 5-0으로 승리. 3연패를 벗어났다.

이지강은 2이닝 무실점 투구로 5-0 팀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지강은 2이닝 무실점 투구로 5-0 팀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날 한 박자 빠르게 이지강을 마운드에 올린 LG. 상황은 이랬다. 선발 등판한 손주영이 4회초까지 실점 없이 막았으나 제구가 말을 듣지 않으며 흔들렸다. 실점 위기도 여럿 넘겼다. 2회초 2사 1,2루에서는 최정원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좌익수 문성주의 홈보살로 2루주자를 잡아내 이닝을 끝냈다. 3회초에는 안타와 볼넷 2개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히 후속타자를 모두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불안한 투구가 이어졌다. 4회초 1사 후에도 김주원에게 볼넷을 헌납했었다. 결국, LG는 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6볼넷 무실점을 기록 중이던 손주영을 빠르게 교체하기로 했다. 이지강의 등판 배경이다.

결과적으로 이지강이 한 템포 빠르게 나선 건 대성공이었다. 팀은 이지강의 안정적인 투구를 바탕으로 경기 중후반 리드를 지켰다. 이후 7회초부터 이우찬(1이닝 무실점)-박명근(1이닝 무실점)-유영찬(1이닝 무실점) 필승조를 투입해 승리할 수 있었다.

경기 뒤 염경엽 LG 감독은 이지강의 호투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지강이의 첫 승 축하한다"라며 "최근 고생 많은 이지강이 2이닝동안 자기 역할을 잘해줘 흐름을 이어갈수 있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지강은 9라운드의 기적으로 팀 불펜에 없으면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됐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지강은 9라운드의 기적으로 팀 불펜에 없으면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됐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지강은 소래고를 졸업한 뒤 2019년 KBO 리그 신인 드래프트 2차 9라운드 전체 85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 순위가 말해주듯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상위 지명자들처럼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입단 첫해 군복무를 시작해 2022시즌 팀에 합류한 이지강은 다양한 쓰임새를 앞세워 불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하기에 임시 선발과 롱릴리프 등을 오가며 팀이 필요한 시점 언제든지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켜줬다.

올해 이지강은 5선발 경쟁을 펼쳤지만, 그 자리를 손주영에게 내어주고 롱릴리프로 대기하고 있다. 이날 경기처럼 선발 투수가 일찍 자리를 비우면, 투입돼 남은 이닝을 채워주는 임무를 맡는다.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정말 중요한 몫을 해내고 있다. 팀은 이지강의 호투로 불펜 투수를 아꼈고, 동시에 승리해 연패 탈출에도 성공했다.

이지강의 올 시즌 성적은 4경기 1승 8이닝 평균자책점 2.25. 지난 2일 잠실 NC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2이닝 이상 던지며 1인분 이상을 해내고 있다. 이지강이 없었다면, 또 염 감독에게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면, 선발 조기 강판 승부수는 못 볼 가능성이 컸다. '9라운드의 기적' 이지강 덕분에 LG는 귀중한 1승을 챙길 수 있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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