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가 2연승 도전에 실패했지만, 경기 후반 다득점으로 위안을 삼았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6-10으로 패배했다. NC 다이노스에 2위 자리를 내준 KIA는 3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시즌 성적은 5승2패(0.714).
KT 고영표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에이스' 양현종이 5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고군분투했으나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 7이닝 동안 침묵한 KIA는 8회초 한준수의 1타점 적시타로 겨우 0의 행진을 멈췄다.
사실 승부의 추가 KT 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이었다. 6회말 3점, 7회말 2점을 뽑은 KT가 8회말 4점을 더 보태면서 10-1까지 달아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KIA 타선이 9회초 뒤늦게 시동을 걸었다. 선두타자 박민을 시작으로 김도영, 소크라테스 브리토까지 세 타자가 연속으로 KT 조이현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낸 뒤 최형우가 무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여기에 후속타자 이우성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까지 쏘아 올리면서 단숨에 6-10까지 따라붙었다. 그러자 KT 불펜도 분주해졌고, 휴식을 취하고 있던 마무리투수 박영현까지 몸을 풀기 시작했다.
KT는 조이현으로 9회초를 끝내는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서건창의 땅볼 이후 1사에서 김호령이 볼넷으로 나가면서 계산이 조금 복잡해졌다. 결국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이강철 KT 감독은 박영현을 호출했다. KIA로선 상대 팀 마무리 투수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박영현의 등판 이후 한준수와 고종욱 두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4점 차로 경기가 마무리됐지만, KIA 타자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시도해봤다. 언제든지 빅이닝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팀 안타 개수만 보면 오히려 KIA(15개)가 KT(9개)보다 6개 많았다. 김도영과 한준수는 3안타를 몰아쳤고, 박찬호와 소크라테스도 멀티히트로 분전했다. 이밖에 교체 출전한 박민과 서건창도 안타를 때려냈다. 다만 KT(7개)보다 많은 잔루(12개)를 기록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2주도 채 지나지 않은 만큼 표본이 크진 않지만, 2일 경기를 포함한 KIA의 팀 타율은 0.296이다. '디펜딩챔피언' LG 트윈스(0.302)에 이어 리그 전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범호 감독은 한동안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적어도 시즌 초반까지는 충분히 시간을 갖고 선수들을 기다리겠다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다. 2일 경기처럼 타자들이 고른 활약을 펼친다면 그만큼 팀 운영이 수월해진다. 결국 기복 없이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본격적인 순위 경쟁에 돌입하는 시점에서 선수들이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