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해리 케인은 이번 시즌도 트로피 없이 마칠 수 있다.
케인이 오랜 기간 트로피와 연이 없었던 이유가 그가 한창 잘할 때 소속팀이 우승과 거리가 먼 토트넘 홋스퍼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케인은 개인 실력과 별개로 우승 트로피가 없는 선수로 유명하다. 수년 동안 프리미어리그(PL) 내 최고이자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활약한 케인이지만, 정작 케인의 팀 커리어 목록은 아무것도 없어 깨끗하다. PL에서 한 차례 준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준우승은 말 그대로 준우승이다.
케인이 지난해 여름 이적을 선택한 배경이기도 하다.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인 케인은 PL 역대 최다 득점자 기록을 포기하고 독일 분데스리가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케인이 이적한 이유는 분명했다. 우승 트로피였다.
뮌헨은 케인의 바람을 충족시킬 수 있는 팀이다. 지난 11시즌 동안 연속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매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힌다. 자국 컵 대회에서도 마찬가지. 어떤 대회에서 우승하더라도 케인이 첫 시즌부터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상황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뮌헨은 케인이 합류한 이후 시즌이 시작되기 전 치른 RB 라이프치히와의 자국 슈퍼컵에서 패배하더니, DFB 포칼에서는 32강에서 탈락했다. 밥 먹듯이 우승하던 리그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사실상 우승 경쟁 포기 선언을 하면서 돌풍의 팀 바이엘 레버쿠젠에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뮌헨은 아스널과의 8강전을 기다리는 중인데, 아스널을 격파하고 4강에 오르더라도 챔피언스리그에 워낙 강팀이 많은 탓에 뮌헨이 쉽게 우승하는 건 힘든 일이다.
케인이 이번 시즌마저 무관으로 마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케인에게 저주가 걸린 게 아니냐는 의견까지 냈다.
'ESPN'은 "케인은 저주에 걸렸나? 그는 트로피가 없는 최고의 스타다. 케인은 국가대표팀과 클럽에서 엄청난 활약을 했다. 케인의 활약을 보면 케인이 많은 트로피를 얻었다고 추측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선수에게 트로피가 없다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 케인은 대륙컵도, 국제 대회도, 국내 리그도, 심지어 컵 대회 트로피도 없다. 케인이 저주를 받았나? 궁금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케인은 프로 커리어 첫 9시즌 동안 스스로에게 저주를 걸었다. 그는 토트넘에서 뛰었다. 사람들이 토트넘을 조롱할 때 쓰는 '스퍼시(Spursy)'라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토트넘은 1996년 이후 영국에서 6번째로 부유한 팀이었다. 토트넘이 '스퍼시'라는 말을 들었던 이유는 팀에서 우승을 차지할 만큼 일관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없고, 불안정한 선수들에게 의존해야 했기 때문이다"라며 케인과 토트넘의 무관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ESPN'은 케인이 곧 무관 커리어를 깨고 첫 트로피를 챙길 수 있을 거라며 희망적인 이야기를 했다.
매체는 "케인의 무관은 어느 시점에 끝날 것이다. 케인은 정말 뛰어난 선수이고, 뮌헨은 부유한 팀이며,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재능 많은 선수들이 다수 있다. 올해 챔피언스리그가 될 수 있고, 여름에 열리는 유로가 될 수도 있다. 다음 시즌 분데스리가도 가능하다. 세 가지 모두일 수 있다"라며 케인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어 "케인이 실제로 저주를 받은 건 아니지만, 케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훌륭한 선수다. 이제는 잘못된 길로 가고 있던 케인의 방향성이 잡혔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