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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보다는 내일"…삼성, 조용하지만 치밀한 행보

기사입력 2011.08.11 08:03 / 기사수정 2011.08.11 08:03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어떻게 보면, 정말 치밀하다.

삼성이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왕년의 천재 2루수 강기웅을 2군 타격 코치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권영호 전 영남대 감독과 박석진 전 야쿠르트 코치를 스카우트로 선임했음을 밝혔다. 삼성의 이 같은 행보는 다분히 현재보다는 앞날을 내다본 결정. 여기에 현장 지휘자 류중일 감독은 덕 매티스를 본격 선발 가동하기 시작한 데 이어 조만간 또 다른 새 외국인 투수 저스틴 저마노도 출격대기 시켜놓고 있다. 치열한 선두 다툼 도중에도 내후년 시즌과 가을 잔치를 내다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정황이 잡히고 있다.   

▲ 현재보다는 미래

삼성은 지난해와 올 시즌 공식적으로 2군 감독을 두지 않았다. 대신 장효조 2군 수석코치 겸 타격코치가 경기 운용을 겸했다. 그간 스카우터로 활약해오던 장 코치는 2군 투입 후 통산 타율 0.331을 자랑하는 강타자답게 타자를 키워내는 수완이 좋았다. 현재 1군서 뛰고 있는 이영욱, 정형식, 부상으로 전력 이탈한 배영섭 등은 모두 장 코치의 때가 묻은 선수들이다. 그러나 감독이라는 직함만 없었을 뿐, 2군 경기 운용과 타자 육성을 동시에 맡다 보니 업무가 과중이 된 경향도 있었다. 

결국 삼성은 결단을 내렸다. 왕년의 천재 2루수 강기웅을 2군 타격 코치로 선임한 것이다. 강 신임 코치는 1996년 은퇴 후 병원 사무장, 유통업 등을 해왔으며 영남대, 영동대 등지서 타격 인스트럭터도 꾸준히 해왔다. 이렇게 되면서 삼성은 후속 발표는 없었지만 이 기회를 통해 장 코치를 2군 감독으로 공식 선임해 짐을 덜어줄 가능성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유망주 육성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시즌 중 타격 코치 영입이 생소하긴 하지만, 시즌 종료 후 마무리 훈련 때 2군 유망주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현 시점에서 미리 움직일 필요도 있다. 게다가 강 코치는 꾸준히 타격 인스트럭터를 맡아오며 호평을 받아왔다. 같은 이유로 권영호, 박석진 신임 스카우트 영입도 다분히 투수 유망주 영입 및 육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봐야 한다. 류 감독은 감독 부임 이후 계속해서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필요하다는 말을 되뇌었다. 현장의 요청에 프런트가 투수 스카우트 보강으로 화답한 셈이다.

사실, 현재 삼성 마운드 주요 전력원은 선동열 전 감독의 수석 코치 시절과 감독 부임 초기 때 급성장한 멤버들이다. 선 전 감독 집권 후반기 들어 젊은 타자들은 속속 성장했지만 투수는 그렇지 못했다. 차우찬, 정인욱의 성장이 있었지만 삼성 투수진의 평균 연령은 점차 높아지고 있어 2~3년 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지금도 삼성 마운드는 업계 최강이지만 권, 박 스카우트 영입을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젊은 투수를 육성시켜 또 한번의 세대교체를 준비하겠다는 계산이다. 

▲ 현장에서도 치밀한 준비

류중일 감독의 행보도 눈에 띈다. 11일 현재 2위 KIA에 3경기 앞서며 치열한 선두 다툼 중이지만, 그 와중에도 현재가 아닌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새 외국인 투수 덕 매티스와 곧 합류할 예정인 저스틴 저마노의 활용법에서 알 수 있다. 매티스는 류 감독이 일부러 타선이 비교적 타팀에 비해 허약한 넥센-한화와의 홈 경기에 맞춰 데뷔시키는 치밀함을 과시했다.

한국야구에 대한 적응이 중요한 외국인 투수의 경우 초장부터 얻어맞을 경우 자신감을 잃어버려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한 점에서 류 감독이 배려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선발 2연승을 따낸 메티스는 향후 SK LG 등 끈끈한 승부와 화끈한 타격을 자랑하는 팀을 상대로 본격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또한, 아직 출격대기 중인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저스틴 저마노의 경우 철저히 본인의 몸 상태와 의견을 참고해 2군에서 시험등판을 거칠 것인지, 1군서 중간으로 적응을 할 것인지, 곧바로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인지를 결정할 전망이다. 결국 삼성이 이들에게 원하는 건 하나다. 포스트시즌 우승. 시즌 중반 모험을 감수하고 투수를 둘씩이나 뽑아온 건 다분히 포스트시즌 우승 청부사 역할을 기대한다고 봐야한다. 삼성은 프런트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벌써부터 치밀한 가을 잔치와 내, 후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매티스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kj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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