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천,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수영 중장거리의 간판 김우민(강원도청)의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메달 플랜의 윤곽이 드러났다.
주 종목인 자유형 400m를 비롯해 자유형 200m와 800m, 계영 800m까지 총 4개 종목에서 물살을 가른다.
김우민은 27일 경북 김천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수영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KB금융 코리아 스위밍 챔피언십)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3초69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김우민은 자유형 400m 올림픽 기준 기록(OQT) 3분46초78을 충족하면서 이 종목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자유형 1500m, 200m 출전권도 확보한 가운데 자신의 주 종목도 파리에서 힘차게 물살을 가르게 됐다. 단체전에서도 계영 800m 영자로 나서면서 최소 4개 종목을 뛸 수 있는 상황이다.
자유형 800m와 마라톤 수영 등에도 나서면 5~6개 종목 출전이 산술적으로 가능하다. 일단 김우민은 1500m는 불참하고 자유형 200m, 400m, 800m, 그리고 계영 800m 등 4개 종목 출전을 생각하고 있다.
김우민은 "지난해부터 파리 올림픽 하나만 바라 보고 밑그림을 계속 그려왔다. 뭔가 퍼즐들이 순조롭게 잘 맞춰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파리 올림픽에서 꼭 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이 악물고 준비하겠다. 멋지게 메달을 들어 올려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우민은 지난 1년 동안 하루가 무섭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400m 결승 진출에 이어 자신의 최고 기록을 1초21이나 단축하고 3분43초92로 터치 패드를 찍은 건 시작에 불과했다.
김우민은 비록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최종 5위로 입상권 진입은 불발됐지만 자유형 400m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충분히 싸워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우민은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4초3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중국 수영의 에이스 판 잔러(3분48초81)를 4초 이상 앞지르며 이 종목만큼은 아시아에서 적수가 없다는 걸 입증했다.
김우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800m에서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7분46초03으로 아시안게임 신기록, 한국 신기록을 한꺼번에 갈아치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민은 남자 계영 800m에서도 황선우, 이호준, 양재훈과 호흡을 맞춰 한국 수영 역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던 가운데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이라는 역사를 썼다.
김우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직후 스스로 공언했던 세계 정상도 밟았다. 지난 2월 도하 세계수영선수권 경영 첫 날 자유형 400m 종목에서 3분42초71로 개인 최고기록을 작성하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김우민은 '월드 챔피언' 등극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곧바로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국가대표 선발대회를 준비했다. 경기일에 맞춰 훈련량을 조절하는 테이퍼링을 할 여유조차 없었다.
김우민 역시 이번 국가대표 선발대회 막바지에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김우민은 강행군을 치르면서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수영연맹 관계자들이 모두 놀라움을 자아낼 정도로 강철 같은 체력을 쌓였다. 이날 자유형 400m 결승에서도 예상보다 더 빠른 시간대 기록을 손에 넣었다.
이정훈 수영대표팀 총감독은 "김우민이 체력적으로 정말 강해졌다. 우리 뿐 아니라 미디어에서도 김우민이 달라졌다는 걸 느끼고 있을 것 같다"며 "김우민이 테이퍼링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번 국가대표 선발대회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대 기록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우민이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200m는 물론 1500m, 200m, 400m를 다 뛰었다. 많이 지칠 수밖에 없는 일정을 소화 중인데 이렇게 좋은 기록이 나오고 있는 건 강훈련의 효과다. 체력이 굉장히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우민도 지난 2년간 대한수영연맹의 지원으로 호주 전지 훈련을 다녀오면서 스스로 경기력과 체력이 크게 발전했다고 보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비중을 높인 부분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김우민은 "호주에서 하루 평균 1만 2000km 이상 훈련을 소화했다. 이 부분이 몸에 쌓이고 쌓이면서 적응이 됐다. 내 체력은 타고난 게 아니라 노력의 결과다"라고 웃었다.
'철강왕'으로 거듭난 김우민이지만 파리에서는 메달 획득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확실하게 하려고 한다. 한국 선수 최초의 오픈워터 스위밍 출전은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오픈워터 스위밍은 '수영의 마라톤'으로 불린다. 아직 한국 선수 중에는 올림픽 무대를 밟은 선수가 배출되지 않았다. 다만 김우민의 경우 자유형 1500m 올림픽 기준 기록을 충족해 파리 올림픽에서 자유형 800m와 오픈워터 스위밍 출전권을 부여받았다.
파리 올림픽 오픈워터 스위밍은 파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센강(Seine River)에서 펼쳐진다. 선수라면 누구나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에펠 탑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물들과 어우러진 센강의 물살을 가르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김우민은 "파리 올림픽에서는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수영 종목에만 집중할 생각이다"라며 "센강에서 수영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수영에 집중해야 한다. 오픈워터 스위밍은 안 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추후 결정되겠지만 자유형 1500m는 400m를 연습삼아 뛰는 것이기 때문에 파리 올림픽에서 출전 여부는 잘 모르겠다"며 "자유형 200m와 400m에 최대한 집중하겠다. 자유형 800m도 출전 여부는 미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