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방콕, 김정현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24년 최악의 출발을 보였다.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 나오려는 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선 결국 1992년생 대표팀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에 있는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 개최)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 사전기자회견에 참석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기자회견에 황 감독과 함께 이재성(마인츠05)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재성은 지난 21일 홈에서 열린 태국과의 3차전에서 73분 뛰면서 대표팀 중원과 공격에 엔진 역할을 했다. 이 경기에서 이재성은 패스 성공률이 무려 98.2%에 달했고 상대 진영에서의 패스 성공률도 95.2%를 기록했다. 패스 실패가 딱 한 번(55/56)에 불과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골을 도운 크로스를 비롯해 기회 창출을 3회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태클 성공 1회, 차단 1회, 수비 액션 3회, 리커버리 3회, 지상 볼 경합 성공 3회, 피파울 1회 등 태국 선수들을 괴롭히는 역할을 했다.
한국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 실패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만든 혼란을 떠나 대한축구협회 행정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는 사건이 여러 번 등장했다.
협회 직원의 유니폼 빼돌리기 사건을 비롯해 이강인(PSG) 등 어린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 간의 갈등으로 빚어진 '탁구 게이트' 사건에도 협회 직원들의 관리 소홀이 지적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유니폼 빼돌리기 사건 때 "지원 스태프가 휴게실에서 선수들과 카드놀이를 진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결과 사실인 것으로 파악되었고 적절치 않은 행동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라며 탁구 게이트 당시 협회 직원의 비위를 인정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협회는 "아시안컵 출정 소집 당시 감독이 전 스태프에게 명시적으로 꼭 필요한 때가 아니면 스태프들은 선수들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선수들이 최대한 대회에 집중할 수 있게 하라는 내용의 내부지침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자는 당해 대표팀 내부지침을 위반하는 등 팀장으로서 부적절한 업무운영이 있어 내부에서 문제 제기되었고, 조사결과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해당 직원을 2월 20일 직위해제했고 징계를 준비 중이다.
대한축구협회가 행정적으로 홍역을 겪는 사이, 대표팀 선수단 내에서는 이강인이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단에게 사과하면서 스스로 갈등을 봉합했다.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었던 이강인은 대회 직후 손흥민이 있는 잉글랜드 런던으로 건너가 직접 사과했고 손흥민도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다.
손흥민은 이강인의 사과에 "(이)강인이가 또 모든 선수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서 선수들도 그런 점에서 잘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강인 선수가 분명히 사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자세를 보여줘서 선수들도 잘 받아줬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더 똘똘 뭉치는 계기가 생겼다고 본다. 걱정하시는 만큼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더욱더 뭉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손흥민이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차전 태국과의 홈 경기 사전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탁구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이강인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다며 이강인이 더 좋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로 이뤄지는 이번 태국와의 2연전에서도 주장을 맡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 고아라기자
결국 선수단 안팎으로 흔들렸던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건 결국 그간 대표팀에 오랜 시간 몸담으며 중심을 잡았던 1992년생 선수들의 몫이 되고 있다. 1996년생, 2000년 이후 출생자 등으로 대표팀의 주축이 나뉘어 있지만 주장인 손흥민, 이재성, 여기에 김진수(전북현대)까지 고참 선수들이 위기에서 그라운드 안팎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21일 태국전 홈 경기 유일한 골도 1992년생 콤비가 해낸 것이었다.
손흥민, 이재성, 김진수의 A매치 출장 경기 수만 합쳐도 279경기에 달한다.흔들리는 배에서 중심을 잡아주기에 이만한 베테랑들이 없다.
게다가 한국 홈 경기 이후 곧바로 태국 원정 경기를 치른다. 추운 날씨에서 경기를 치르다 30도 이상의 고온 다습한 기후에 곧바로 적응해 경기를 뛰기란 쉽지 않다. 4만 8000명 이상의 태국 홈 관중들과도 싸워야 한다.
어느 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1992년생 라인들의 수많은 경험에 한국 축구가 다시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