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북한, 월드컵 예선 일본과 홈 경기 '5일 남기고 전격 포기'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북한 축구가 연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기 개최를 5일 앞두고 돌연 평양 홈 경기를 포기하겠다고 통보했다. 

일본 복수 언론들은 21일 다지마 고조 일본축구협회장 발언을 인용하며, 북한이 26일 북한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일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 개최)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B조 4차전 개최를 치르기 어렵다고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다지마 회장은 21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이 끝난 뒤 일본 언론에 "26일로 예정된 북한-일본 평양 경기가 급하게 취소됐다"며 "우리도 오늘 개최지 변경에 대해 들었다"고 말했다.



다지마 회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북한축구협회가 21일 오전에 AFC에 26일 예정된 평양 홈 경기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AFC는 오후 4시까지 대체 장소를 요구했지만, 대안을 바로 제시하지 않았다. 

또 평양 경기가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진 게 없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북한 측이 일본에서 악성 감염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체 장소로 일본도 거론됐지만, 다지마 회장은 개최 불가를 선언했다. AFC에도 일본 측 의향을 전할 계획을 세웠다. 장소와 일정 등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북한 대표팀은 국제대회에 어울리지 않는 배타적인 경계 태세를 보였다. 



일본 매체 도쿄 스포츠는 앞서 20일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이 훈련 후 엄격한 경계 모드를 보이며 일본 미디어의 인터뷰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북한 대표팀이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한 시간이 되지 않은 훈련 이후, 북한 선수들은 믹스드존(공동 취재 구역)에 모습을 드러냈다"라며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 전 북한 국가대표 선수였던 정대세가 하는 질문에는 답했지만, 일본 미디어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지나갔다"라고 전했다. 

북한 축구 대표팀은 지난 19일 오후 베이징을 경유해 도쿄 하네다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했다.

양복과 넥타이 차림의 북한 대표팀 선수들은 마스크를 끼고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이날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북한 선수단의 일본 방문은 지난달 28일 여자 축구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경기를 위해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이 입국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 후 대북 제재의 하나로 북한 국적자 입국을 원칙상 금지했다. 다만 스포츠 교류는 특별 사례로 인정해 북한 축구대표팀 입국을 허용했다

조선신보는 북한 남자축구선수단이 오는 19∼22일 일본에 체류할 예정이라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신영남 북한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정대세의 질문을 받았다. 정대세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북한 대표팀이 어떻게 발전했는가, 그리고 당시 선수단과 차이점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신 감독은 "2010년과 비교하면 모든 선수가 바뀌었다. 그리고 현재 선수들은 이전보다 더 열정적이고 성실하다. 감독으로서 나는 선수들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발병한 코로나19 대유행을 기점으로 국제대회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2023년부터 다시 국제대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출전했고 이번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도 출전했다. 

지난 2월 28일엔 일본과 북한 여자 축구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축구 본선 진출권을 두고 최종 예선을 치렀다. 



한편 이날 열린 일본과 북한의 B조 3차전에선 일본이 1-0으로 신승을 거뒀다. 전반 2분 터진 다나카 아오의 결승 골을 끝까지 지켜 일본이 승점 3점을 챙겼다.

후반 초반 북한의 한광성에게 실점하는 듯했지만, 그 이전에 정일관의 파울이 지적되면서 득점이 취소됐다. 북한은 VAR이 없는 2차 예선임에도 불구하고 항의하면서 VAR을 요구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FIFA 랭킹 18위 일본은 96계단 밑에 있는 114위 북한을 홈으로 초대해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아시아 축구 강호의 면모를 과시했지만 이후 추가 골을 넣지 못하고 고전하면서 승점 3점을 챙긴 데 만족해야 했다.

같은 시각 미얀마와 시리아의 경기가 1-1로 무승부로 끝나면서 일본이 B조 1위(3전 전승 승점 9)를 달렸다. 북한은 3위(1승 2패 승점 3)로 밀렸고 시리아가 2위(1승 1무 1패 승점 4), 미얀마는 4위(1무 2패 승점 1)에 머물렀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