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05 11:26 / 기사수정 2011.08.05 11:26
찬밥대접 받는 영웅들, 그리고 송신영
[불멸의 유니콘] 2008시즌부터 한국프로야구에 참여한 넥센 히어로즈.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 시절 이 팀에는 스타급 베테랑이 즐비했다. 태평양-현대-히어로즈부터 히어로즈 마운드의 구심점이었던 슈퍼스타 정민태,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리드오프 ‘대도’ 전준호. 나이를 잊은 파워를 과시하고 있던 ‘송집사’ 송지만. 박경완과 함께 90년대 최고의 포수 중 한명인 김동수. 그리고 영원한 캡틴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숭용까지. 이들 뿐 아니었다. 송신영-신철인이라는 현대의 전성기, 언제든 불펜에서 등판할 준비를 갖추고 있던 소리 없는 영웅들도 있었다.
히어로즈는 프로야구 진입과 동시에 이들의 연봉을 후려친다. 구단이 절대 강자인 한국 프로야구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정민태는 KIA로 이적하게 된다. 태평양 시절부터 줄곧 한 팀에만 뛰었던 스타의 선수생활 말년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전준호는 변변한 은퇴식도 없이 방출 돼서, SK코치직을 맡은 뒤 미국연수를 갔다. 롯데-현대-히어로즈를 거치면서 한국 최고의 리드오프로 평가받은 그의 선수생활 마지막은 그렇게도 초라했다. 이전의 비난 때문인지 정민태는 히어로즈 코치로 온 후 은퇴식을 했고, 김동수도 코치직을 수행하던 도중 은퇴식을 했다. 이숭용-송지만은 여전히 굳건히 팀을 지키고 있다.
이번 트레이드로 넥센은 송신영과 김성현을 주고 박병호와 심수창을 받아왔다. 박병호는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이고, 심수창은 넥센에서 선발로 풀타임을 뛸 수있는 선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가 이득을 본 트레이드이며, 트레이드머니가 없이는 트레이드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평가이다. 그나마 이번 트레이드는 이전의 이택근 트레이드와는 달리, 어느 정도 무게를 맞춘 모양새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송신영을 실력으로만 평가 할 수 있는 위치의 선수냐는 것이다. 송신영은 넥센의 투수조장이었다. 가슴아픈 것은 넥센쪽에서 본다면 송신영은 제2의 투수코치와 같은 존재이고 선수들의 든든한 멘토이고, 팬들에게는 현대-히어로즈의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한명이었던 것이다. 물론 어떤 이는 중간계투 투수가 어떻게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냐고 반문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민태가 웨인 루니처럼 화려한 선수였다면 송신영은 박지성같은 팀의 소리없는 영웅이었다.
사실 필자도 박병호를 탐내고 있었다. 하지만 송신영을 보낸 것은 아마도 박병호의 1군에서 활약과는 별개로 무조건 히어로즈에는 실(失)이 될 것이다. 팀은 한명의 스타를 잃었고, 한명의 코치를 잃었고, 한명의 특급불펜을 잃었기 때문이다. 구단은 팀의 스타를 더 이상은 홀대해서는 안 된다. 프로야구는 추억을 파는 산업이다. 이제 히어로즈에 스타라고 할 만한 선수가 몇 명이나 남아있는가? 조만간 팬들은 히어로즈를 외면할 지도 모른다.
비록, 구단은 송신영을 트레이드 했지만, 송신영 선수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한화의 팬들이 여전히 송지만을 사랑하듯, LG의 팬들이 여전히 김동수를 사랑하듯, 롯데의 팬들이 여전히 전준호를 사랑하듯, 히어로즈의 팬들도 끝까지 당신을 응원할 것이다. 송신영 선수는 팬들에게 많은 추억을 준 우리의 프랜차이즈 스타이기 때문이다. 송신영 화이팅!
[사진 = 송신영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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