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강등 첫 해 바로 승격을 노리는 수원 삼성이 시즌 두 번째 경기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측면 수비수 최지묵의 장기 이탈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왼쪽 수비수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원은 일단 '이상민 시프트'에 희망을 걸고 있다.
수원은 지난 3일 충남아산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1라운드에서 레프트백 최지묵을 부상으로 잃었다.
이날 선발로 나온 최지묵은 후반전 충남아산 외인 주닝요의 드리블을 견제하다 무릎을 붙잡고 쓰러졌다. 급하게 방향전환을 시도하다 무릎에 무리가 온 것으로 보였다. 수원은 곧바로 의료진을 투입했으나 최지묵이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 결국 손호준과 교체했다. 최지묵은 이마를 짚은 채 통증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 나왔고, 경기 후에는 무릎에 아이싱을 하고 목발에 의지해 버스로 향했다.
심각한 부상이었다. 최지묵은 경기 다음날 검진을 받은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십자인대와 무릎 내측 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수원 관계자는 5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최지묵의 십자인대가 완파됐으며, 7개월 정도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회복 경과에 따라 시 즌 아웃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겨울이적시장 부산에서 온 최지묵은왼쪽 풀백을 비롯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레프트백이 많지 않은 수원에 큰 힘이 될 전망이었다.
염기훈 감독의 플랜에도 확실하게 포함된 선수였다. 염 감독은 충남아산과의 경기에서 오른쪽 풀백 장호익의 공격 가담을 최소화하고 반대편에 배치한 최지묵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시키는 비대칭 전술을 사용했다.
최지묵은 전반 26분 선보인 날카로운 크로스를 포함해 공격 상황에서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수원은 최지묵의 이탈로 시즌 초반부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당장 다음 경기 상대가 우승 경쟁자인 서울이랜드FC인데, 수원은 퇴장당한 조윤성과 부상으로 빠진 최지묵의 공백을 걱정해야 한다. 백동규, 민상기, 한호강이 있는 센터백 포지션과 달리 수원은 레프트백 고민에 빠지게 됐다. 국가대표 수비수 이기제가 있지만 아시안컵에서 당한 부상으로 당분간 출전이 어렵게 됐다.
대안은 존재한다. 레프트백으로 뛴 경험이 많은 박대원을 기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충남아산전과 마찬가지로 비대칭 전술을 고려한다면 이상민을 공격적인 풀백으로 활용하는 건 이기제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현 시점 수원에 최선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이상민은 주 포지션이 윙어지만 레프트백 포지션에서 뛰어도 어색하지 않은 선수다. 지난 시즌 울산HD와 치른 두 차례의 경기에서 모두 측면 수비수로 출전했고, 강원FC전에서는 왼쪽이 아닌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해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수비수들에 비해 수비력은 아쉬울 수 있어도, 최지묵에게 그랬던 것처럼 공격적인 역할이 주어진다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이상민이다. 이상민은 충남아산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자신감까지 얻은 상태다.
물론 '이상민 시프트'는 대안 중 하나일 뿐, 결정은 염 감독의 몫이다.
염 감독은 충남아산전에서 조윤성의 퇴장으로 준비한 전술을 모두 보여주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풀백을 비대칭으로 운용하는 것 외에도 다른 전술을 준비했다면 서울 이랜드전에서 염 감독의 전술 플랜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