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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 복귀전' 류현진, 4172일 만에 대전 마운드 밟는다…문동주와 맞대결까지

기사입력 2024.03.07 08:45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12년 만에 다시 대전 마운드를 밟는다. 류현진의 이 비공식 대전 복귀전의 선발 맞대결 상대는 '후배 에이스' 문동주. 결과가 중요하지는 않은 청백전이지만,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연습경기다.

호주 1차 스프링캠프와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지난 4일 귀국한 한화 선수단은 하루 휴식 후 6일 훈련을 재개했다. 9일 대전 삼성전을 시작으로 시범경기에 나서는 한화는 7일 자체 청백전으로 컨디션을 점검한다. 이날 청백전은 7이닝 경기로 진행이 될 예정. 선발투수는 한화의 '좌우에이스' 류현진과 문동주다.

류현진이 마지막으로 대전 마운드를 밟은 건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시즌인 2012년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였다. 이날 통산 99승에 도전했던 류현진은 무려 10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4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1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으나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이 나며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류현진이 7일 청백전에 선발 등판하면, 4172일 만의 대전 마운드 복귀가 된다.



지난달 22일 한화와 계약을 마친 류현진은 23일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이던 한화 선수단에 합류, 23일 야구장에 도착하자마 곧바로 불펜피칭을 진행했다. 이후 26일에 한 차례 더 불펜피칭을 실시한 뒤 3월 2일 라이브피칭 65구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 다음 단계가 청백전이었는데, 투구 일정에 따라 류현진 대 문동주 선발 맞대결이라는 매치업이 성사가 됐다. 

문동주 역시 류현진의 라이브피칭이 있던 2일 구시가와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 실전 등판을 가졌고, 2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롯데전에서 구원으로 등판한 문동주는 한동희에게 삼진을 솎아낸 뒤 노진혁, 손성빈, 나승엽, 고승민, 윤동희를 범타 처리하고 깔끔하게 이닝을 끝낸 바 있다.

최원호 감독은 이번 청백전 선발 맞대결에 대해 그리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최 감독은 "큰 의도는 없다. 스케줄을 구성하다 보니까 이동일과 휴식일이 있어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문동주도 경기를 소화해야 하고, 류현진은 등판 계획이 잡힌 상태였다. 김민우도 던져야 하다 보니까 문동주와 류현진이 같은 날 청백전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이 오기 전까지 한화의 플랜 속 문동주는 팀의 토종 에이스였다. 지난해 여러 무대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준 문동주였지만, 이제 막 풀타임을 소화한 3년 차 투수에게는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수식어. 그런 문동주에게 류현진이라는 대선배의 등장은 여러 가지로 기쁜 소식이었다.

한화의 2차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만났던 문동주는 "너무 좋다. 부담감이 많았는데, 우리 팀에 좋은 선배님이 오셔서 부담감은 조금 적어진 것 같다. 내가 원래 하려고 했던 대로 잘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그는 "선배님은 어떤 하나가 아니라 다 다르다. 그냥 훈련장에 같이 와서 훈련하고 있는 것도 사실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며 "이제 시즌이 시작해서 같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게 되면 3연전에 내 이름과 같이 들어가게 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실감이 많이 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번 청백전을 통해 바로 류현진과 이름을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청백전이기에 당연히 경기 결과에 큰 의미는 없지만, 한화를 대표하는 두 투수 류현진과 문동주가 같은 마운드에 오른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은 뜨겁다. 공식 경기는 아니나 류현진의 대전 복귀전이기도 한 이 경기, 갑작스럽게 대전으로 시선이 모이자 한화는 이날 청백전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귀국 후 류현진과의 선발 맞대결에 대한 질문을 받은 문동주는 "연습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기사가 많이 나왔더라. 팬분들께서 많이 기대하시는 것 같은데, 어차피 현진 선배님께서 좋은 피칭을 할 거라고 예상하고 나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한화 타자들이 류현진의 공에 어떻게 반응을 할지도 관심사다. 채은성은 "(청백전에서) 현진이 형과 다른 팀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현진이 형의 공을 한 번 보고 싶다. 내가 LG에 있을 때 동주 공은 한 번 쳐봤다"며 "어차피 같은 팀이라 맞대결을 가질 일은 없으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동경의 대상이었으니까 경험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일 라이브피칭에서는 젊은 타자들인 김태연과 박상언, 장규현, 이상혁이 타석에 들어서 류현진의 공을 봤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 최고 구속은 139km/h를 마크했다. 구속은 빠르지 않았어도 배트가 두 번이나 부러지는 등 그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안타가 세 네개 정도는 나왔지만 대체로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이상혁은 "레전드 선배님이시니까 그 공을 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지금까지 많은 투수들의 공을 봤는데, 다른 투수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걸 타석에서 느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선배님께서 데드볼을 맞추셔서 대전에서 밥 한 번 사주시겠다고 하셨다. 고기를 사달라고 하겠다"고 웃었다.

김태연은 "변화구와 제구 움직임이 좋아서 정타를 맞추기 까다로웠다. 끝에서 휙휙 움직이니까 치기 어렵더라. 처음보다 몇 번 들어갈수록 공에 힘이 더 생기는 것 같았다"고 돌아봤고, 박상언 역시 "가볍게 던지시는 것 같았다. 끝이 좋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장규현은 "'어나더(레벨)'였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공을 봤다. 제구력이나 이런 게 확실히 조절이 가능하니까 확실히 타자들이 치기 까다롭다"며 "공이 치고 들어오는 것도 다르다. 구속이 136~7km/h 정도였다고 들었는데, 체감상 145km/h로 느껴진다. 처음 봐서 그런 걸수도 있는데, 그렇게 느껴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한편 류현진은 7일 청백전을 마치면 시범경기에서 두 번 등판한 뒤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설 계획이다.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이 12일 대전 KIA전,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등판할 것이라 예고했다. 정규시즌 개막전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를 상대로 치르고, 류현진은 로테이션상 29일 KT 위즈와의 대전 홈 개막전에서도 선발투수로 나서게 된다. 

사진=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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