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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한 명의 힘, 이렇게 크다"…'주장' 채은성이 말하는 '류현진 효과'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4.03.05 00:20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선수단 주장으로 선임된 채은성(한화 이글스)는 좀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었다. '에이스' 류현진이 한화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3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연습경기(0-2 패)를 끝으로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했고,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한화는 호주 멜버른에서 체력 및 기술 훈련을 중심으로 1차 캠프를 진행했고, 캠프 막바지부터 자체 평가전을 소화하는 등 실전 모드에 접어들었다.

한화는 지난달 17~18일 진행된 호주 국가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는 투수들의 호투를 앞세워 1차전 2-1, 2차전 5-3으로 2연승을 거뒀다. 연습경기이긴 하지만, 최근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낸 호주를 상대로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었다.

호주와의 2연전을 통해 자신감을 충전한 한화 선수단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부터 본격적으로 연습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투수들은 투구수를 끌어올렸고, 야수들도 타격감을 가다듬고 실전 플레이에서 부족한 점을 점검하며 다가오는 시즌을 대비했다. 호주와의 2연전을 포함한 한화의 올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최종 성적은 4승1무2패.

19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2024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 한화 채은성이 타석에서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9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2024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 한화 채은성이 타석에서 투수들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귀국 후 취재진을 만난 채은성은 "지난해보다 정신이 없었다. 올핸 다른 의미로 정신이 없었다. 여기저기서 많이 날 찾기도 했고, 할 것도 많고 신경 쓸 것도 많았다. 그래도 (캠프를) 잘하고 돌아왔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연습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한 질문엔 "아직 시즌 개막 전이라 속단하기는 이른 것 같다. 매년 이 시기엔 설렘을 안고 시즌을 시작하는 것 같다. 전년도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좋은 분위기를 가져온 건 맞는 것 같다. 더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2차 캠프 초반 든든한 지원군의 합류로 선수단 분위기가 올라갔다. 빅리그 잔류와 KBO리그 리턴을 놓고 고민한 류현진이 지난달 22일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고, 한화행을 확정했다.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는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계약을 마무리한 류현진은 지난달 23일 곧바로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선수단에 합류했다. 일본 도착 당일 첫 불펜피칭을 실시했고, 26일 불펜피칭과 3월 2일 라이브피칭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예정대로라면 류현진은 7일 청백전에서 선발로 나서고, 12일 KIA 타이거즈전과 1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범경기 등판을 소화한다.

채은성은 "뭔가 (류현진이) 올 것 같다는 분위기였는데, 그러다가 선수들이 미리 알게 돼 손혁 단장님께 감사하고 고생하셨다고 연락드렸다"며 "(류)현진이 형이 오면서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선수 한 명이 가진 힘이 이렇게 크기 때문에 선수들도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 뉴스에 많이 나오고 취재진도 많이 오신다. 지난해 느껴보지 못했던 걸 체감하고 있다. 그만큼 이게 '현진이 형의 파워'인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1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이 진행됐다. 한화 채은성이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이 진행됐다. 한화 채은성이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이 진행됐다. 한화 류현진이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다. 김태연과 류현진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 2차 스프링캠프 훈련이 진행됐다. 한화 류현진이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다. 김태연과 류현진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또 채은성은 "지난해 같은 경우 야수 쪽도 그렇고 투수 쪽에서도 고참 선수들이 많지 않았는데, 올겨울 좋은 선수들이 많이 오면서 고참 선수들끼리 시간을 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팀에 대한 것도 그렇고 여러 방면으로 얘기했다"며 "고참 선수들이 많아졌고, 또 고참 선수들이 잘 뭉치기 때문에 뭔가 팀 분위기가 잡히는 느낌이 있다"고 전했다.

오는 7일 청백전에서 류현진과 문동주의 선발 맞대결이 진행되는 가운데, 채은성은 타석에서 류현진의 공을 보길 원한다. 채은성은 "현진이 형과 다른 팀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현진이 형의 공을 한 번 보고 싶다. 내가 LG에 있을 때 (문)동주 공은 한 번 쳐봤다"며 "내가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 현진이 형은 미국에 가신 상태였기 때문에 (공이 어떨지) 정말 궁금한 투수 중 한 명이었다. (현진이 형이 마운드에 있을 때) 타석에 서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어차피 같은 팀이라 맞대결을 가질 일은 없으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동경의 대상이었으니까 경험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현 아카마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연습경기, 이날 경기는 5:5 무승부로 마쳤다. 한화 류현진이 불펜 피칭 전 캐치볼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6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현 아카마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연습경기, 이날 경기는 5:5 무승부로 마쳤다. 한화 류현진이 불펜 피칭 전 캐치볼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FA 계약 이후 한화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채은성은 더 막중한 책임감을 안게 됐다. 지난해 팀 합류와 함께 노시환의 '멘토' 역할을 수행했는데, 올해도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려고 한다. 채은성은 "주장을 맡으니까 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개개인의 능력이나 실력의 경우 본인이 노력해야 하고 선배들이 있다고 해서 향상되는 게 아닌데, 대신 우린 팀이기 때문에 팀이나 분위기 면에서 많이 얘기했다"고 귀띔했다.

올해 채은성은 안치홍과 함께 1루수, 지명타자를 함께 소화한다. 최원호 감독은 이날 "안치홍의 경우 수비보다 공격 쪽에 좀 더 기대를 걸기 때문에 144경기 전 타석을 기용하려면 수비까지 부담을 주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채은성과 함께 1루수, 지명타자를 중점적으로 맡고 2루수는 문현빈으로 가려고 한다"고 1루수 및 2루수 기용 계획을 밝혔다.

채은성은 "감독님께서 포지션을 정해주시기 때문에 거기에 맞게 (그라운드에) 나갔을 때 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마음 같아선 매달 타율 5할, 6할을 기록하고 싶은데 야구가 그렇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고 일단 다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채은성의 목표는 여전히 한 가지,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 것이다. 채은성은 "LG에 있을 때도 당장 우승하겠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가을야구에 올라가고, 이후엔 서서히 높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번에 그렇게 되는 건 쉽지 않다"며 "우리 팀이 5강을 못 간 지 좀 됐기 때문에 일단 5강을 목표로 잡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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