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새 외인 선발투수 코너 시볼드가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인터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각오가 대단하다. 팀에 반드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 라이온즈 우완 선발투수 코너 시볼드는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사구 3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첫 실전 경기 등판이었다. 총 32구를 던지며 감각을 점검했다. 패스트볼(17개), 슬라이더(6개), 체인지업(5개), 커브(2개), 커터(2개)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9km였다.
투구 후 코너는 "올해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1회초 선두타자 최인호를 삼진, 요나단 페라자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안치홍은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태에서 공이 뒤로 빠진 틈을 타 1루 출루에 성공했다. 후속 노시환은 코너의 초구를 공략했다. 중견수 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코너는 채은성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2사 1루서 문현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공이 연결되는 과정에서 류지혁의 송구 실책으로 채은성이 득점했다. 점수는 0-3. 코너는 김태연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1회초를 끝마쳤다.
2회초 코너는 이도윤을 삼진으로 요리한 뒤 박상언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후속 최인호와 페라자를 각각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시키며 투구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코너는 "노시환에게 홈런 맞은 공 외에는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커맨드, 컨트롤, 구속, 구위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며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에 힘이 있었다. 홈런, 안타를 맞은 것은 실투였다. 보완하면 괜찮을 것이라 본다"고 투구를 평했다.
1회초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서 출루를 허용한 것에 관해서는 "야구하다 보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실수하더라도 지금 해야 한다. 나중에 (개막 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코너 시볼드가 26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코너에게 홈런을 친 노시환은 지난해 KBO리그 홈런왕(31개)이자 타점왕(101개)이었다. 코너는 "사실 잘 몰랐다.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던졌다는 게 아쉽다. 고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코너는 올해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삼성과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1996년생으로 미국 출신인 그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21년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지난 시즌엔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에 몸담으며 27경기(선발 13경기) 87⅓이닝에 등판했다. 1승7패 평균자책점 7.52,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65를 기록했다. 트리플A에선 통산 13승7패 평균자책점 4.13, WHIP 1.24를 빚었다.
삼성은 평균 구속 시속 150km대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완성도 높은 변화구를 구사하는 코너에게 합격점을 줬다. 스트라이크존 좌우 활용도가 좋고, 구위 및 제구력이 훌륭하다고 판단했다. 현역 메이저리거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코너는 "삼성에 오니 너무 좋다. 무척 기대된다"며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선수들과 함께 시즌을 보낼 수 있어 영광이다. 그래서 더 기대감이 크다"고 미소 지었다.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오기 전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방문하기도 했다. 코너는 "멋지더라. 실내 연습장, 라커 등이 정말 좋았다"며 "관중석도 잘 돼 있었다. 팬들이 가득 차면 열기가 대단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KBO리그에 대해 몇 차례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한국의 몇몇 도시에 가본 적도 있었다"며 "올해 여러 도시를 다니며 팬들의 응원 열기를 충분히 느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KBO리그를 거친 크리스 플렉센(전 두산 베어스), 토마스 파노니(전 KIA 타이거즈)로부터 한국 무대를 추천받기도 했다. 코너는 "타자들의 유형이 많이 다를 것이라 했다. 전반적으로 미국과 다른 부분들이 많겠지만 가진 무기들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잘할 것이란 이야기도 들었다.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해주더라"고 설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코너 시볼드가 26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한국과 미국의 공인구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묻자 "미국 공은 미끄러워 컨트롤하기 힘들다. 한국 공은 실밥 자체도 굵고 조금 더 찐득거린다"고 답했다.
올해 KBO리그에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적용된다. 코너는 "재밌을 듯하다. 트리플A에서 ABS를 경험해 본 적 있다. 처음엔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스트라이크존이 일관성 있게 유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오히려 선수로서 마음이 편안했다"고 전했다.
투구 간 시간 제한을 두는 피치클락도 시범 운영된다. 역시 미국에서 겪어봤다. 코너는 "처음엔 애먹었다. 본인만의 루틴이 있는 경우 빨리 투구하려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한 뒤 "하지만 적응하고 나면 괜찮다. 경기 시간이 단축돼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선발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필라델피아 마이너리그 계약)과 동행했다. 올해 코너가 뷰캐넌을 대신해 1선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코너는 "뷰캐넌이 삼성에서 4년간 묵묵히 잘 해내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것을 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새로운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O리그에서 성공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코너는 "경기 중 내가 할 수 있는 게 어떤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공을 어떻게 던질 것인지, 어느 위치에 공을 넣을 것인지, 안타를 맞은 뒤 다음 타자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너는 "팀 승리를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겠다. 승리를 최대한 많이 챙기든, 더 많은 경기에 나가든, 어떻게 해서든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무조건 팀을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은 이날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5-5 무승부를 기록했다.
사진=오키나와(일본), 고아라 최원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