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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이적' 이정협은 아직 꿈이 많다…"공격포인트 10개, 그리고 생애 두번째 승격" [인터뷰]

기사입력 2024.02.24 07:45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과거 부산 아이파크 시절 승격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전 국가대표 공격수 이정협이 커리어 두 번째 승격에 도전한다. '승격 유경험자' 이정협은 성남FC에서 이미 긍정적인 기류를 느끼고 있다.

이정협은 스토리가 있는 선수다. 이정협의 커리어의 전환점은 2014년이었다. 부산에서 데뷔한 시즌에 20경기 이상 소화한 뒤 상주 상무에 입대한 이정협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들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가대표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이정협은 호주 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준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그의 별명은 '슈틸리케호의 황태자'였다.

경남FC를 떠나 강원으로 이적한 뒤 이정협의 별명은 줄곧 '강원의 사위'였다. 그의 장인어른이 강릉 토박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이정협의 장인어른은 사위 이정협이 강원을 대표하는 축구단에 입단한 걸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한다. 이정협도 자신을 사위처럼 아껴주는 강원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강원에서 3년을 보냈다.

지난 시즌에도 스토리가 있었다. '눈물의 결승골'이었다. 강원이 다이렉트 강등을 당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치른 리그 37라운드 경기에서 이정협은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뒤 눈물을 흘렸다. 경기가 열린 당일 장인상을 당한 이정협은 평소 자신을 아끼던 장인어른을 떠올리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정협의 간절함이 통한 듯 강원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친 끝에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이정협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큰 결정을 내렸다. 정든 강원을 떠나 성남에서 새로운 도전을 택한 것이다. 기억과 추억이 많은 강원을 떠난다는 마음을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정협은 최근 엑스포츠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FA(자유계약)가 된 상황에서 강원에서도 재계약 이야기가 있었고, 전에 부산에서 함께 했던 이기형 감독님 연락도 받았다. 고민하던 와중에 감독님께서 같이 해보자고 말씀을 하셨다. 스스로도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겨서 성남 이적을 선택했다"라며 입을 뗐다.

이어 이정협은 "강원에서 뛰면서 쌓은 좋은 기억들이 너무 많다. 경기 외적으로도 그렇다. 강원이 강릉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은 팀인데, 어디를 가나 팬분들이 나를 많이 좋아해 주셔서 기억에 남는다.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내가 강원을 떠난다고 하니 가족들도 많인 슬퍼했고, 나도 아쉬웠다"라며 강원을 떠나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강원 생활을 돌아보자면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지난 시즌 막바지에 치른 생존 경쟁이다. 강원은 최종 라운드에서 수원 삼성과 비기고,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무승부를 거두며 다이렉트 강등을 피했다. 김포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승리해 잔류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이정협은 "잔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모든 구성원들의 목표가 잔류 하나였다. 사실 우리가 그 전년도(2022시즌)에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가면 갈수록 강등당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생겼다. 모두가 잔류라는 목표만 바라보면서 준비했는데 마지막에 목표를 이뤄서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이번 시즌 이정협의 목표는 승격이다. 이기형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성남에 입단한 이정협은 성남과 함께 승격에 도전한다.

이정협은 승격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했다. 부산에서 뛰던 시절 2017시즌 부산과 함께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갔지만 승격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다행히 2019시즌에는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승격에 성공하며 아픈 기억이 반복되지 않았다. 이정협은 2017시즌과 2019시즌 모두 리그에서 10골 이상을 터트렸다.

이런 경험 때문에 이정협은 승격까지 가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 이정협은 "승격이 정말 힘들다는 걸 알고 있다. 나도 몇 번이나 실패했고, 또 성공도 해봤지만 팀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승격하기가 힘들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성남 구성원 모두가 승격이라는 목표 아래에서 아무런 탈 없이 잘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시즌 중반에 당연히 좋지 않은 순간도 올 거다. 그 힘든 순간을 어떻게 이겨내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 될 것 같다"라며 승격까지 도달하려면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정협은 선수들에게 조언을 하는 대신 직접 모범을 보이며 팀에 동기부여를 심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는 "내가 이 팀의 고참으로서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훈련장이나 생활적인 부분에서 모범을 보이는 게 성남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훈련이 힘들 때에도 티를 내지 않고, 어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면 그런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성남이 이정협에게 기대하는 부분들은 더 있다. 성남의 이번 시즌 주축은 이정협을 비롯한 1991년생들이다. 이정협도 이를 알고 있다.

이정협은 "나도 이렇게 친구들이 많았던 적이 처음이다"라며 "성남에 처음 왔을 때 팀이 건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수들의 성향이 모두 착하고 긍정적이어서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느꼈다. 아무래도 감독님께서도 그런 부분을 보시고 우리를 영입하신 것 같다. 축구를 두고 많이 소통하면서 개인적으로도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직 32세인 이정협은 다시 한번 불타오를 준비가 돼 있다. 다만 팀의 목표가 확실한 만큼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의 목표에 더 신경을 쓰겠다는 생각이다. 이정협은 이제 성남에서 '승격'이라는 스토리를 쓰려고 한다.

이정협은 "공격수이기도 하고, 팀이 이기려면 무조건 득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격 포인트 10개 이상을 기록하고 싶다. 물론 무조건 팀의 승격이 우선이다. 내 개인적인 목표 달성보다 팀이 어떻게든 승격만 하면 좋겠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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