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예능, 드라마, 다큐까지 전멸이다. KBS가 논란을 자초하며 시끄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KBS '다큐인사이트' 제작진은 최근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바람과 함께 살아낼게' 방송을 제작 중이었다. 그러나 사측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방송을 연기했고, 이제는 사실상 제작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놓였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는 4월 16일, 다큐는 당초 4월 18일 방송을 예정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발표한 성명문에 따르면 이제원 제작본부장은 해당 다큐를 6월 이후로, 다른 재난들과 엮어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 시리즈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또한 4월 10일 총선 8일 후 방송임에도,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도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작진과 출연자들까지 반발하자, 오히려 이를 빌미로 지난 21일에는 사실상 제작 중단 지시까지 내렸다.
이에 21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22일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들, '다큐 인사이트' 제작진이 참석해 다큐 불방 규탄 및 방영 촉구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세월호 다큐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현재 '공영방송' KBS를 향한 민심은 곱지 않다. 앞서 KBS는 '가요대축제'를 일본에서 개최해 반발을 샀다. 한국의 공영방송사가 K팝 가수들과 함께 연말을 장식하는 축제를 일본에서 개최한다는 소식은 시작 전부터 비판을 샀다. 지적에도 강행한 축제는 비싼 티켓 가격으로 또 한 번 논란을 사기도 했다.
또한 예능프로그램 '홍김동전'의 종영을 두고도 잡음이 일었다. 갑작스러운 폐지에 반대하는 시청자 청원이 등장했고, 트럭시위까지 이어졌다. KBS는 시청률뿐만 아니라 공사의 재정 상황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결국 폐지를 진행하게 됐다는 입장을 내놨고, 결국 '홍김동전'은 폐지를 맞았다.
1월에는 드라마 '고려거란전쟁'도 시청자 청원과 본사 앞 트럭을 받으며 시끄러웠다. 일부 시청자들은 역사왜곡과 막장 전개를 이유로 들며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현했다.
공개 코미디인 '개그콘서트'도 상황은 좋지 않다. 필리핀 며느리 캐릭터 니퉁이 등장하는 '니퉁의 인간극장' 코너는 시작부터 인종차별 이슈에 휩싸였지만, KBS와 프로그램 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문제의식 없이 줄줄 새던 바가지는 인기 유튜버와 만나 밖에서도 새게 됐다. 니퉁 캐릭터 그대로 '먹방'을 진행한 것이 필리핀 구독자들은 물론, 국내외 누리꾼들에게 지적을 받은 것. 이에 해당 유튜버는 사과했지만, KBS는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니퉁의 인간극장' 코너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10년 역사의 간판 교양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이 시즌을 종영했다. 심지어 이 프로그램은 별 다른 인사도 없다가, 본방송 말미에 갑자기 인사를 하면서 종영 소식을 알렸다. KBS 노동조합이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프로그램은 일부 피디가 작가와 진행자 변경에 반발하면서 프로그램 전체를 리뉴얼하게 돼 2월 종방 후 3개월을 쉬게 됐다. 이 역시 4월 총선을 앞둔 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KBS는 분야를 막론하고 골고루 시청자 의견에 반하는 선택들을 하면서, 시청자 청원과 트럭시위, 집회까지 모두 겪게 됐다. 매 선택, 시청자 반발을 일으키고 있는 KBS가 또 어떤 선택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지 주목된다.
사진=KBS,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