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야외 훈련을 소화한 오타니가 23일 샌디에이고전을 비롯해 시범경기 첫 세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는 오타니가 몸 상태를 좀 더 끌어올리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AP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시범경기 개막전에 출전하지 않는다. 몸 상태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구단과 선수 모두 신중하게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9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을 만나 "오타니는 이번 주말까지 시범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저스는 오는 23일과 24일 샌디에이고를 상대한 뒤 25일 LA 에인절스, 26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시범경기를 치른다. 오타니의 시범경기 개막전 출전이 불발되면서 오타니와 샌디에이고 고우석의 한일 빅리거 맞대결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시범경기 첫 경기(샌디에이고전)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이후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겠지만, 이번 주말이 지나야 한다"고 귀띔했다.
최근 야외 훈련을 소화한 오타니가 23일 샌디에이고전을 비롯해 시범경기 첫 세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는 오타니가 몸 상태를 좀 더 끌어올리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최근 야외 훈련을 소화한 오타니는 연습 타격에서 연달아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내며 시즌 준비에 속도를 내는 듯했다. 하지만 17일에 이어 19일 훈련에서도 프리배팅과 라이브배팅을 소화하지 않고 간단하게 몸을 풀었다.
당분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건 구단도, 선수도 모두 같은 마음이다. 오타니는 2021년부터 세 시즌 동안 투수와 타자를 함께 소화했고, 또 투수로서 많은 공을 던졌다. 지난해의 경우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비 때문에 예년보다 빠르게 몸을 만들어야 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큰 걱정이 없는 것 같았던 오타니에게 위기가 찾아온 건 7월이었다. 그는 손톱 부상과 손가락 물집으로 마운드 위에서 100%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8월 4일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 도중 손가락 경련을 호소하면서 4이닝만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오타니의 건강에 '노란불'이 켜졌다.
우려가 현실이 된 건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이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오타니는 1⅓이닝을 던진 뒤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다. 당시 구단의 발표는 '팔 피로'였지만, 오타니는 병원 검진 결과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 파열 소견을 받았다. 수술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오타니는 9월 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9월 17일 시즌을 마감했다. 2024시즌 개막전 출전을 원한 오타니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025시즌 마운드에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최근 야외 훈련을 소화한 오타니가 23일 샌디에이고전을 비롯해 시범경기 첫 세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는 오타니가 몸 상태를 좀 더 끌어올리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AP 연합뉴스
성공적으로 수술을 끝낸 오타니는 올해 타자에만 전념한다. 하지만 큰 수술을 받았기에 지난해와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몸 상태를 완벽하게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오타니도, 다저스도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
오타니에 대한 다저스의 믿음엔 변함이 없다. 로버츠 감독은 "재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그는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언제 경기에 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좋아지고 있다"며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 오랫동안 뛴 선수로, 출전할 준비가 됐다고 느낄 때 경기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몸을 잘 이해하고 있고, 자신의 몸 상태에 확신을 갖고 있다. 이전에도 이런 과정을 거쳤다. 구단 입장에서 '이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수와 구단 사이에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도, 선수 본인이 개막전에 나가고 싶은 의지가 강력하다. 오타니는 지난 4일 다저스 팬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개막전 출전을 확신한다. 자신이 있다. 지금 재활 일정을 잘 소화하고 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지만 개막전에 맞추는 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다저스의 정규시즌 개막전은 대한민국 서울에서 진행된다. 다저스는 오는 3월 20~21일 오후 7시 5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와 메이저리그 2024시즌 공식 개막 2연전을 치른다. 올해 개막전은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 이외의 지역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9번째로 열리는 오프닝 시리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호주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된다.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 2000년, 2004년, 2008년, 2012년, 2019년 일본 도쿄, 2001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2014년 호주 시드니에서 개막 시리즈가 열린 바 있다. 한국에서 치르는 것은 처음이다.
공식 개막전에 앞서 3월 17일, 18일에는 총 4차례 스페셜 게임도 개최된다. 우선 17일 오후 12시 다저스가 키움 히어로즈와 맞붙고, 오후 7시에는 젊은 선수들로 꾸려진 '팀 코리아'와 샌디에이고가 실력을 겨룬다. 18일 오후 12시에는 샌디에이고와 LG 트윈스가 맞대결을 소화하며, 오후 7시에는 팀 코리아와 다저스의 경기가 펼쳐진다.
◆오타니 2018~2023년 연도별 정규시즌 투수 및 타자 성적
*2018년
-투수: 10경기 51⅔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 114경기 326타수 93안타 타율 0.285 22홈런 61타점 OPS 0.925
*2019년
-타자: 106경기 384타수 110안타 타율 0.286 18홈런 62타점 OPS 0.848
*2020년
-투수: 2경기 1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37.80
-타자: 46경기 153타수 29안타 타율 0.190 7홈런 24타점 OPS 0.657
*2021년
-투수: 23경기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자: 158경기 537타수 138안타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 0.964
*2022년
-투수: 28경기 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
-타자: 157경기 586타수 160안타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OPS 0.875
*2023년
-투수: 23경기 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타자: 135경기 497타수 151안타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OPS 1.066
사진=AP,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