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두산 베어스 불펜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홍건희는 더 나은 시즌을 꿈꾸고 있다.
2011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9순위로 KIA에 입단한 홍건희는 2020시즌 초반 두산으로 트레이드됐고, 이적 이후 많은 기회를 받았다. 특히 2021시즌 65경기 74⅓이닝 6승 6패 17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78로 활약했고, 2022년 58경기 62이닝 2승 9패 9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48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2년 연속으로 팀의 뒷문을 책임진 홍건희는 지난 시즌 64경기 61⅔이닝 1승 5패 5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 데뷔 이후 처음으로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지난달 25일 두산과 2+2년 최대 24억 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두산의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시드니 블랙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만난 홍건희는 "시즌 도중에 마무리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많이 꼬이고 스스로 무너졌다"며 "후반기를 잘 치렀어야 하는데, 부진에 빠졌다. 그런 부분을 돌아보게 되면 어리석었던 것 같고 성숙하지 못한 면도 있었기에 많이 반성했다"고 밝혔다.
홍건희는 7월까지 순조롭게 시즌을 소화하다가 8월 한 달간 12경기 9⅔이닝 1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45로 크게 부진했다. 결국 정철원에게 마무리를 넘겨줘야 했고, 9월 이후엔 14경기 14⅓이닝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88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그는 "올핸 그런 모습이 다시 안 나오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 혹시나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지난해처럼 무너지지 않으려고 한다. 마음도 단단히 먹었다. 한 번 경험했으니까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지만, 팀에서 큰 기대를 거는 만큼 보답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홍건희는 FA 자격을 취득한 뒤 두 달 넘게 도장을 찍지 못했고, 스프링캠프 직전이 돼서야 계약을 매듭지었다. 그는 "계약하니까 마음이 후련하다. 내가 선택한 거니까 앞으로 야구를 잘하는 것만 생각하고 열심히 몸을 만드는 중이다. 계약 전과 똑같다. 계획했던 대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조금 늦게 투구 단계에 돌입한 홍건희는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몸 상태에 맞춰서 페이스를 천천히 올리려고 한다"며 "빠르면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에 가서 실전에 나서고, 안 된다면 시범경기 쪽으로 초점을 맞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올해도 홍건희는 두산 불펜에 꼭 필요한 자원 중 하나다. 정철원, 박치국, 김명신 등과 함께 필승조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홍건희는 "두산에서 3년 조금 넘게 뛰었는데, 지난해 안정감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준비하려고 한다"며 "목표를 수치로 정하진 않는데, 세이브나 홀드 개수보다는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서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러다 보면 성적은 따라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투수 최고참이 됐는데, 생각보다 좀 빨리 된 것 같다. 최고참이라기보다는 후배들보다 한 두 살 많은 형이라고 생각하고 후배들과 어울리는 중이다. (후배들과) 벽을 두는 걸 싫어한다"며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지난해 더 아쉬움이 컸는데, 올해 팀이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 모두가 웃으면서 시즌을 끝내는 그림을 상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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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