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울브스)에 1-2로 홈에서 패한 가운데 패배는 이미 정해진 수순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8일(한국시간) "토트넘 패배가 가장 좋은 점은 지금까지 아무도 말하고 싶어하지 않다는 것을 언급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이다"며 "이 팀은 그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토트넘은 울브스에 패하며 3경기 무패 기록을 마무리했다. 프리미어리그 경기만 계산했을 때 토트넘은 5경기 무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매체는 토트넘의 경기력이 매우 오랜 기간 긍정적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브렌트퍼드, 브라이턴 호브 앤드 앨비언과 치렀던 홈경기서 토트넘은 전반전 부진하다가 0-1로 마치는 양상을 보였다"며 "두 경기 모두 후반 역전에 힘입어 승리로 끝났다"고 했다.
극적인 역전승에 전반전에 보였던 미숙한 경기력이 가려졌다. 매체는 "팬들은 기뻐했고 토트넘은 계속 순위표에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울브스와의 경기서 이러한 문제점이 모두 노출됐다. 전반전은 지난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부진했다. 토트넘은 전반 42분 세트피스 위기서 울브스 미드필더 주앙 고메스에 골을 헌납하며 0-1로 끌려가는 경기 양상을 만들었다. 이어진 후반 1분 토트넘의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곧바로 골을 만들어냈다. 동점골이었고 다른 경기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 경기서도 이 골을 발판 삼아 역전승을 거둘 수도 있었다.
다만 울브스는 매우 조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전에도 전세를 뒤집지 못한 토트넘은 결국 후반 18분 또다시 고메스에 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디 애슬레틱'은 "울브스와의 경기는 과거의 경기들과 매우 똑같았다"며 전반전에 끌려갔던 것, 선제골을 내준 것, 후반전에 돌입하자마자 골을 넣은 것까지 모두 동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체는 "후반 15분이 지난 후 다른 경기들과의 차이점이 드러났다"며 "토트넘은 자기 진영에서 공을 탈취당한 후 실점했다. 토트넘은 기세를 되찾지 못했고 울브스는 이길만한 승자였다"고 평했다.
'사필귀정'인 셈이다. '디 애슬레틱'은 "단순히 지난 몇주 동안 치렀던 경기만 이러한 양상을 보인 것이 아니라 몇 달간 계속 되고 있었다"며 "토트넘은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토트넘이 "경기 내내 지배하지 못하는 팀"이며 "너무 많은 기회를 내주는 팀"이고 "공수 양면에서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팀"이라고 혹평했다. 그에 대한 근거로 토트넘은 지난 12월 초에 치러진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이후 단 한 팀도 90분 내내 압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후 토트넘은 연이어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였다. 토트넘은 뉴캐슬전서 4-1 대승을 거둔 뒤 리그 하위권 노팅엄 포레스트와 에버턴을 맞아 운 좋은 승리를 챙겼다. 이어진 리그 중위권 브라이턴에는 원정서 2-4로 대패했다.
또 AFC 본머스와의 경기서는 전반 9분 득점한 후 일방적으로 끌려가다가 후반 막판 손흥민과 히샤를리송의 득점이 나오면서 3-0 리드를 만들었다.
통계에 따르면 토트넘과 본머스는 경기 내내 점유율을 반반 나눴지만 슈팅 개수는 토트넘이 12개, 본머스가 24개로 공격 작업에서 압도당했다. 특히 토트넘이 리그 5위 안에 드는 강팀이고 본머스는 올 시즌 강등권을 겨우 벗어난 중하위권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디 애슬레틱'은 "이번 울브스전 패배로 선수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토트넘이 최근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인 것에 대한 변명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매체는 선수층이 두껍지 못하다거나 선수들이 시즌 도중 A매치 경기를 뛰기 위해 전력에서 이탈한 것도 오랜 변명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더펜은 각각 징계와 부상에서 복귀한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지난 11월 부상으로 이탈한 제임스 매디슨은 이번이 복귀 후 4번째 선발 출전이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과 2023 코트디부아르 네이션스컵에 참가했던 손흥민,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 모두 울브스전서 선발로 출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토트넘의 양상에 감독 안지 포스테코글루 또한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울브스전 이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를 이끌고 나가려면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나가야 한다"며 "지난 몇 경기 동안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결과는 거짓말을 할 수 있으나 경기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토트넘은 결과에 속지 말고 경기력 증진에 앞장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