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킬리안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 다음 시즌 파리 생제르맹(PSG) 베스트 11에 이강인을 위한 자리도 없을 예정이다.
축구 컨텐츠 제작소 스코어90은 17일(한국시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적설을 종합해 다음 시즌 PSG 예상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음바페가 레알로 이적하게 될 경우를 가정한 것인데 측면에서도, 중원에서도 이강인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
스코어90은 다음 시즌 PSG가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스쿼드를 짤 것으로 예상했다. 수비는 큰 변화가 없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키퍼를 맡는다. 수비 라인은 왼쪽에 뤼카 에르난데스가 서고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키뉴스가 센터백으로 호흡을 맞추며 아슈라프 하키미가 오른쪽 풀백을 맡을 것으로 봤다.
중원에는 새로운 선수가 2명이나 합류한다. 브라질 출신의 뉴캐슬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브루누 기마랑이스가 가운데 자리에 선다. PSG와 프랑스가 애지중지 아끼는 워렌 자이르 에메리가 왼쪽을 맡으며 독일 라이프치히로 임대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사비 시몬스가 오른쪽에 선다. 이강인의 자리는 없었다.
공격진도 마찬가지였다. 음바페가 떠난 왼쪽 측면 자리는 AC밀란 에이스 하파엘 레앙의 차지였다. 중앙 공격수는 나폴리 핵심 스트라이커 빅터 오시멘이 위치했으며 이강인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오른쪽 측면은 우스만 뎀벨레의 몫이었다. 중원과 공격진 어느 곳에서도 이강인이 주전을 차지할 수 있는 자리가 없을 거라는 전망이다.
현재 PSG는 음바페 이탈 이후 리빌딩을 계획하고 있다. 음바페가 이날 PSG 측에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음 행선지가 레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프랑스 RMC 스포츠는 17일 "본지 정보에 따르면 음바페는 PSG 보드진에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라며 "음바페는 계약이 끝나는 올 6월에 PSG를 떠날 것이다. PSG에서의 모험을 끝내기로 결정했으며 나세르 알켈라이피 회장에게 전달함으로써 약속을 지켰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음바페는 금요일 오전 훈련 전, 팀 동료들에게 이적을 알렸다. 전체 그룹이 훈련에 참석한 가운데 음바페의 연설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으며 동료들의 환호를 받았다. 음바페의 발표는 선수단을 놀라게 하지 않았다"라고 이미 PSG 선수들도 음바페를 떠나보낼 준비가 됐다고 설명했다.
PSG에서 뛰었던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윙어 제롬 로탱은 "알켈라이피 회장은 내게 음바페 이적이 실망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사업가다. 음바페에 대한 6년 전 투자의 일부를 잃는다는 생각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라며 "이번에 그들은 하이파이브를 했다. 알켈라이피 회장은 음바페가 자신의 결정을 알리기 위해 직접 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고, 제재는 없을 것이다. 알켈라이피 회장은 지금까지 투자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라고 음바페 이적을 기꺼이 허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축구 전문가 프레드 에르멜 또한 "레알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맞대결 가능성 때문에 4~5월에 발표하고 싶어한다"라고 음바페가 레알로 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PSG는 다음 시즌 구상에 나서야 한다. 음바페 이적으로 늘어날 예산은 영입에 쓰일 에정이다. RMC 스포츠는 "음바페 이적이 확정되면서 PSG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라고 PSG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시즌 예상 베스트 11에 이강인의 이름이 제외된 것이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스페인 마요르카를 떠나 PSG에 입단했다.
이강인의 효과는 프리시즌부터 있었다. 리그1은 "이강인 유니폼이 음바페보다 더 많이 팔렸다. PSG는 진정한 슈퍼스타를 보유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관광객들이 PSG의 경기장에 몰려들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아시아에서 PSG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라고 감탄했다.
지난해 12월 구단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강인이 영입된 2023-2024시즌 들어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PSG 경기를 관람하는 한국 팬이 20% 증가했다. 아울러 PSG SNS 한국인 팔로워도 2만2000명, 네이버상 팔로워는 3만5000명 이상 늘었다. 그야말로 이강인 신드롬이었다.
마케팅 뿐만 아니라 성적도 무난했다. 이강인은 리그1 10경기에 나서 1골 2도움을 기록 중이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별리그 5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했다. 전술적으로 이강인은 PSG 공격을 풀어주는 핵심 역할을 하며 음바페를 비롯한 동료들을 돕고 있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합류를 위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합류 직전 치른 툴루즈와의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에 선발로 출장해 전반 3분 만에 우스망 뎀벨레의 도움을 받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우승과 경기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시안컵에 참가한 후에도 바레인전 2골, 말레이시아전 1골로 3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4강 진출을 도왔다. 대회 베스트 11에 선정되며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한 순간에 민심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충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한참 선배인 손흥민과 몸싸움을 벌였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팬들은 이강인에게 등을 돌렸다.
영국 더선은 지난 14일 "손흥민이 아시안컵에서 탈락하기 하루 전 팀 동료와 다퉜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이 탈구됐다. 어린 선수들 중 일부는 탁구를 즐기기 위해 밥을 빨리 먹었고, 식사 자리가 팀 결속 기회라고 생각한 주장 손흥민은 이에 불만이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더선이 말한 어린 선수는 이강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주먹질까지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대한축구협회(KFA)도 더선 보도 이후 두 선수의 충돌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후 이강인은 개인 SNS를 통해 사과문을 냈다. 다만 주먹질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반박했다.
현재 PSG에 복귀한 이강인은 지난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에서 바이러스 감염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일단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리케 감독은 낭트전을 앞두고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의 상태에 대해 "매우 건강하다. 지금은 출전 가능하다. 100% 상태다. 아무 문제 없이 아시안컵을 소화하고 왔다"라고 18일 낭트전 출전을 예고했다.
다만 다음 시즌 음바페가 레알로 떠나고 많은 선수들이 영입된 후에도 이강인의 입지가 그대로일지는 장담할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