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끝난 뒤 황희찬이 울고 있는 김진수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2023 아시안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단 15분 출전에 그친 베테랑 수비수 김진수가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기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요르단전 패배가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때문이었다는 클린스만의 '선수 탓' 보도에 대해서도 반응을 드러냈다.
김진수는 전 국가대표 골키퍼 이운재가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지지스튜디오의 '이운재 넘버원' 콘텐츠에 출연해 지난 아시안컵을 돌아봤다. 김진수는 이번 대회에서 말레이시아전 후반에 15분 정도를 뛴 것을 제외하면 내내 벤치에 있었다.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말레이시아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24일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김진수가 동료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AFC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을 하루 앞둔 29일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축구 대표팀 김진수가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수는 아시안컵을 돌아보며 "선수들은 어떻게든 하려고 준비를 잘했다. 나도 그 안에 있던 구성원이었기 때문에 감독, 코칭스태프가 노력하는 모습을 봤다. 근데 뭔가 잘 안 됐다"고 얘기했다.
자신이 대부분의 경기에 나서지 못한 데 대해서는 "감독님의 성향이 있고, 감독님이 원하는 선수들이 있다"면서 "어떤 선수나 경기를 나가고 싶지 않나. 나같은 경우에는 대회 기간 감독님한테 가서 미팅을 하자고 얘기한다거나 그랬던 적은 없었다. 왜냐면 대회 중이기도 하고, 고참 정도의 나이가 되어 대회 기간에는 조금 그럴 거 같았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의 선택은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 기용은 오로지 감독님의 선택이다. 경기를 안 뛴 건 개인적으로는 기분 안 좋을 순 있지만, 팀으로 봤을 때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진수는 그라운드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것도 공부가 되었다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보였다. 그는 "물론 처음에 한 두 경기 못 나가다 보면 실망을 한다. 그런데 나는 대표팀을 하는 동안 경기를 못 뛰어 본 적이 없어서 못 뛴 선수들의 마음을 그동안 하나도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에 못 뛰는) 그런 선수들을 어떻게 챙겨야 하고, 어떻게 같이 끌고 가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밝히며 "경기를 못 뛰면서 손해를 본 것도 있겠지만 배운 것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 김진수가 선수대기석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기. 부상에서 복귀한 김진수가 후반 교체 투입돼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나도 아시안컵 갔다 왔으니 안타깝고 아쉽다. 현역으로 있는 선수고, 어찌 됐든 우리나라 축구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항상 있는 사람 중 하나다. 선수들한테도 문제가 있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결과로 보여줘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면서 "다른 일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게 그렇지만, 나도 고참 일원이고 구성원이었기 때문에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고 불화설에 대해 조심스럽게 언급하기도 했다.
경기에 나오지 않아 어딘가 아픈 줄 알았다는 말에는 "다 그렇게 알고 계시더라. 말레이시아전 전까지는 아팠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아팠던 건 없었다"고 몸 상태에 대한 이슈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김진수는 아시안컵 탈락이 결정된 후 벤치에서 홀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 김진수는 "아내아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아시안컵일 수도 있으니 따지지 않고 오고 싶다고 하더라. 그런데 내가 메이저 대회에서 못 뛰는 모습을 아내가 보고 있다는 게 조금 그랬다"고 눈시울을 붉힌 이유를 설명했다.
전 국가대표 골키퍼 이운재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김진수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보도에 한숨을 쉬고 있다. 유튜브 채널 지지스튜디오 캡쳐.
한편 이날 촬영 중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고, 이를 전하자 김진수는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쉬며 말을 아꼈다. 이운재가 "비겁한 사람이다"라고 대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지지스튜디오 '이운재 NO.1'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