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지수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과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는 공식 성명문을 발표했다.
'붉은악마'는 15일 공식 SNS를 통해 "이미 실패를 인증하고, 국가대표팀을 망가뜨린 클린스만의 경질을 요구한다"며 "한국 축구의 쇄신은커녕 퇴보와 붕괴의 길로 이끄는 정몽규 회장 이하 지도부의 전원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감독의 전술 부재 속 더욱 원팀으로 뭉쳐도 모자랄 시간에 여러 파벌의 소문과 모래알 조직력은 아쉬울 따름이다"라며 "자본과 스폰서만을 위한 협회가 아닌 선수와 축구, 국민을 위한 대한축구협회가 되도록 진정성 있는 변화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처참하게 실패했다. 준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전술, 선수단 관리까지 긍정적인 요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졸전을 펼쳤다. 바레인을 3-1로 이겼지만 공격, 수비 모두 전술적으로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요르단과 2-2,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기면서 체면을 구겼다. 요르단전과 말레이시아전 모두 자칫하면 패배할 수도 있었을 정도로 경기력이 형편없었다.
16강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승부차기, 8강에서는 호주를 연장 혈투 끝에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지만 클린스만호의 운은 여기까지였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요르단에게 준결승에서 '실력'으로 0-2로 졌다. 뚜렷한 전술 철학과 유기적인 움직임 없이 주축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만 의존하는 축구로 아시아 정상 정복은 불가능했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에이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등 역대급 '황금세대'가 모였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경기력은 이름값에 크게 못 미쳤다.
아시안컵 졸전의 후폭풍은 거셌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무책임한 발언으로 팬들의 공분을 샀다. "4강까지 진출했으니 실패가 아니다"라는 발언은 또 다른 논란을 자초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기에 지난 10일 언론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거주지가 있는 미국으로 출국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이를 방관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팬들의 분노를 키웠다.
여기에 지난 6일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을 하루 앞두고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단 관리, 장악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는 결국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진행한 후 브리핑을 통해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을 경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이날 전력강화위원회에는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재권 위원, 박태하 위원, 곽효범 위원, 김현태 위원, 김영근 위원, 송주의 위원, 조성환 위원, 최윤겸 위원이 자리했으며, 미국으로 떠난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회의가 완전히 종료된 후 취재진 앞에서 브리핑을 진행한 황보관 본부장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예선을 앞두고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라며 "(감독)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라고 경질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원회의를 개최했다. 정몽규 회장이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결론낸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2시께 결론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붉은 악마'는 "클린스만의 경질 과정의 투명함과 동시에 계약 종료의 책임은 정몽규 회장 이하 축구협회 지도부에 한정될 것임을 요구한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전제하에) 새 지도부 구성은 밥그릇 다툼과 파벌에 의한 구성이 아닌 진정 한국 축구를 위한 인사들로 구성되어야 하는 바 축구협회 인사 선발의 투명성 공개를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진정한 쇄신을 이룰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축구협회 매뉴얼 강화 및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다"며 "이에 대한 답변이 없을 시, 붉은악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다음은 붉은악마의 성명서 전문
대한축구협회는 숨바꼭질 중입니까? 한국 축구역사상 역대급 졸전의 연속이었던 아시안컵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패망의 원인에 대한 각종 자극적인 기사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책임져야 할 이들은 왜 말이 없는가?
정몽규 회장 이하 축구협회는 무얼 하고 있는가? 지난해 승부조작범 사면 논란 당시 축구협회는 협회 스스로 질타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나은 조직이 되겠다고 다짐하였다.
당시 정몽규 회장은 새로운 이사진을 발표하며, 사퇴가 아닌 쇄신과 환골탈태를 다짐하였다.
허나, 축구협회는 왜 퇴보의 길을 넘어 붕괴의 길로 가는가? 정몽규 회장 이하 지도부 중 왜 책임을 지는 이 하나 없는가? 사건의 최전방에 서서 사태를 수습해야 할 축구협회가 매 경기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방패막이 삼는듯한 작금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숨길 수가 없다.
설사 선수들의 갈등이 있었다 한들, 한국 축구와 선수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축구협회가 외려 황색언론의 기사에 해당 사실을 더함은 본인들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꼴이다.
무자비한 언론과 풍문으로 전해오는 막장의 이야기들에 대해 우리는 대한민국 축구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팬의 일원으로서
축구협회의 상처가 이제는 곪을 대로 곪아 썩어서 터지지 않았는가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표함과 동시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가 없다.
하나. 축구협회에 묻는다. 클린스만의 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 이미 다수의 언론에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사가가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는 지금, 김판곤 위원장 체제하에 체계적으로 다져온 감독 선임 프로세스는 어디로 실종된 채 후보군에도 없던 클린스만이 갑작스럽게 선임된 배경은 무엇인가?
둘. 축구협회에 묻는다. 클린스만 감독의 위약금 등 부가적 사항에 대한 사가가 지나치리만큼 쏟아지는 현재, 클린스만의 계약 내용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묻는다.
셋. 축구협회에 묻는다. 일련의 기사의 내용이 축구협회 지도부가 정몽규 회장에게 클린스만의 경질을 요구했지만,
정몽규 회장은 명분이 없다고 거절했다 전한다. 이에 관한 정 회장의 타당한 이유를 설명하라.
넷. 축구협회에 묻는다 과연 클린스만과 정몽규에게만 책임이 있는가? 클린스만 선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황보관 본부장은 떳떳한가? 정몽규 회장과 독대했다는 이석재 부회장은 떳떳한가? 이하 지도부와 임원진들은 일련의 사태에 과연 떳떳한가? 대한축구협회 모두 과연 떳떳이 책임을 다했는가 묻는다.
2024년 2월 15일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는 축구협회에 요구한다. 이미 실패를 인증하고, 국가대표팀을 망가뜨린
클린스만의 경질을 요구한다.
클린스만의 경질 과정의 투명함과 동시에 계약 종료의 책임은 정몽규 회장 이하 축구협회 지도부에 한정될 것임을 요구한다.
한국 축구의 쇄신은커녕 퇴보와 붕괴의 길로 이끄는 정몽규 회장 이하 지도부의 전원 사퇴를 요구한다. 지난해 5월 이사진 전원 변경이 아닌 일부 이사진의 변경만이 이루어진 그 결과가 어떠한가? 축구협회 지도부 일원 하나하나의 객관적 평가 및
지도부 전체의 책임지는 자세가 곧, 진정한 쇄신의 첫걸음임을 잊지말라.
지도부 총사퇴를 전제하에 새 지도부 구성은 밥그릇 다툼과 파벌에 의한 구성이 아닌 진정 한국 축구를 위한 인사들로 구성되어야 하는 바 축구협회 인사 선발의 투명성 공개를 요구한다. 아울러 이전 지도부의 감독 선임 프로세스 복구와 동시에, 감독 선임 과정의 투명성 강화를 요구한다.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진정한 쇄신을 이룰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축구협회 매뉴얼 강화 및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다. 이에 대한 답변이 없을 시, 붉은악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부탁한다. 국가대표팀의 위상이 과거와는 다르다 해도 국가대표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부심이다.
선수들의 땀의 노력과 열정을 누구보다 알지만, 감독의 전술 부재 속 더욱 원팀으로 뭉쳐도 모자랄 시간에 여러 파벌의 소문과 모래알 조직력은 아쉬울 따름이다. 부디 선수의 개개인의 영예보다는 팀의 영예를 위해, 팬들의 염원을 위해 뛰어주길 부탁한다.
끝으로 64년 만의 아시아 제패를 위해, 대한민국의 새벽을 외친, 그리고 카타르 현지까지 날아간 팬들의 열정에 더 이상 배신이 없도록
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의 눈물이 슬픔이 아닌 환희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자본과 스폰서만을 위한 협회가 아닌 선수와 축구, 국민을 위한 대한축구협회가 되도록 진정성 있는 변화를 요구한다.
사진=신문로,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