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먹튀' 우려를 낳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세우지 못했던 기록을 썼다.
맨유는 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티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전반 23분 회이룬의 선제골과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멀티골을 묶어 승리한 맨유는 승점 3점을 얻어 리그 6위(12승2무9패·승점 38)에 올랐다. 웨스트햄은 승점 36에 그치면서 맨유에 6위 자리를 내주고 7위로 내려앉았다.
회이룬의 활약이 돋보였다. 박스 밖에서 공을 잡은 회이룬은 왼발 슛 페인팅으로 수비 한 명을 벗겨낸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에 꽂아넣었다. 이 골로 회이룬은 리그 4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장족의 발전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맨유로 이적한 회이룬은 부진한 활약으로 '먹튀'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이적료 8500만 파운드(약 1200억원)에 이적하며 기대를 받았지만 12월까지 리그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9번 스트라이커가 부진하면서 맨유의 득점력도 떨어졌다. 회이룬 뿐만 아니라 마커스 래시퍼드, 안토니 등 주전 공격수들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맨유는 전반기 일정을 최악의 성적으로 마쳤다.
회이룬의 첫 골은 12월 말에서야 터졌다. 12월 27일 애스턴 빌라와의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2-2로 팽팽하던 후반 37분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코너킥이 수비 맞고 흐르자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이 역전 결승골로 기록되자 회이룬은 기쁨의 눈물까지 흘렸다.
이후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경기에서는 결장했으나 지난달 15일 토트넘 홋스퍼와의 경기에서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내며 2경기 연속골을 달성했다. 래시퍼드가 공을 몰고 박스 안으로 드리블하자 토트넘 수비가 래시퍼드 쪽으로 쏠렸다. 래시퍼드는 슈팅 대신 수비 배후로 침투하던 회이룬에게 패스했고, 회이룬이 이를 왼발로 골문 왼쪽 상단에 꽂아넣었다.
직전 라운드 울버햄프턴 원정에서도 득점포를 쏘아올리며 3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1-0으로 앞서가던 전반 22분 추가골을 넣었고, 맨유는 4-3 극적인 승리를 가져갔다. 경기 스포트라이트는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넣은 코비 마이누가 가져갔지만 이적 초반 부진을 씻어내고 득점력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이어 웨스트햄전에서도 득점에 성공해 4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이 골로 회이룬은 프리미어리그 4경기 연속골을 넣은 최연소 맨유 선수가 됐다. 2003년생으로 21세에 불과한 회이룬은 호날두도 세우지 못했던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영국 트리뷰나는 "회이룬은 호날두가 달성하지 못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프리미어리그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맨유 선수 중 가장 어린 선수로 기록됐다"라면서 "맨유의 가장 전설적인 선수 중 한 명인 호날두도 21세에는 이 기록을 세우지 못했다"라고 조명했다.
이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했다. 매체는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5골을 기록한 회이룬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골을 넣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시작이다. 회이룬을 멈출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드디어 득점력을 폭발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덴마크 공격수 회이룬은 만 20세 어린 나이에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 32경기에 나와 9골 4도움을 기록하며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덴마크 대표팀에도 합류해 6경기 6골을 기록하며 기량을 증명했다.
키 191cm에 스피드가 빠르고 슈팅 능력이 뛰어나 일부 팬들은 회이룬을 두고 지난 시즌 52골을 터트린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연상된다며 '제2의 홀란', '덴마크 홀란'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당초 회이룬운 파리 생제르맹, 첼시 등 여러 팀의 관심을 받았지만, 맨유행을 택했다. 회이룬 영입에 성공한 맨유는 지난 시즌 아쉬웠던 최전방에 무게감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첫 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회이룬은 아직 (실험중인) 프로젝다. 완벽한 스트라이커는 아직 아니다"라면서 "그는 기회를 잡을 때마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회이룬은 골을 넣고 싶어한다. 또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에 서있기도 한다. 맨유 같은 구단에서 성과를 내는 것에 간절하다"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을 받언 회이룬은 최근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구단 레전드 호날두를 넘어서게 됐다. 남은 시즌 맨유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