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핵심 이강인(PSG)의 '황금 왼발'이 호주를 위협할 준비를 마쳤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0시30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8강전을 가진다.
호주는 지난달 28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하고 8강에 올라왔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하면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양 팀 모두 8강전을 포함해 아시안컵 우승까지 단 3경기만 남겨뒀다. 한국과 호주 중 승자는 오는 7일 0시에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준결승전에 올라 요르단과 타지키스탄의 또다른 8강전 승자와 붙는다.
많은 이들이 한국과 호주 중 승자가 누가 될지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두 팀 모두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강호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2계단(한국 23위, 호주 25위)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또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나란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축구통계매체 '옵타'는 호주의 승률을 52.7%, 한국의 승률 47.3%로 내다봤다. 여기엔 휴식 기간의 차이도 반영됐는데, 16강전을 치르고 8강전까지 약 4일을 쉬었던 호주와 달리 클린스만호는 단 이틀 쉬고 8강전에 임한다. 설상가상으로 16강에서 120분 혈투까지 치렀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클린스만호는 호주를 넘기 위해 총력전을 나설 계획이다. 한국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호주를 제압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AFC가 한국-호주 맞대결 키플레이어로 이강인을 지목했다.
이강인을 '마스터 크리에이터'로 소개한 AFC는 "대한민국 이강인은 2023 아시안컵에서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은 찬스(16개)와 빅 찬스(6개)를 만들어 냈다"라며 활약상을 주목했다. 이어 "그는 또한 다른 선수들에 비해 거의 2개에 가까운 크로스(16개)를 성공시켰다"라고 전했다.
프랑스 리그1 챔피언이자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PSG(파리 생제르맹)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자신의 진가를 100% 보여주면서 대회 최고의 선수로 활약 중이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3골 1도움을 올린 이강인은 득점 찬스만 무려 9개를 만들면서 조별리그 선수들 중 해당 부문 1위에 올랐다. 2위는 8개를 만들어 낸 이재성(마인츠)이다.
조별리그에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면서 이강인은 매 경기가 종료된 후 발표되는 아시안컵 베스트 11에 두 번이나 선정됐다. 1차전 바레인전 때 2골을 터트리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이강인은 3차전 말레이시아전 때도 환상적인 프리킥골을 포함해 1골 1도움을 올리며 다시 한번 베스트 11에 뽑혔다.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창의적인 플레이는 토너먼트에서도 이어졌다. 이강인은 사우디전에서 120분을 뛰는 동안 기회 창출만 무려 7개를 기록했다. 후반 추가시간 이강인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은 조규성(미트윌란)의 헤더 슈팅이 골대를 때린 건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제 이강인의 '황금 왼발'은 호주를 겨냥한다. 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기에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호주의 단단한 수비를 뚫기 위해선 이강인의 왼발이 절실하다.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 4경기 동안 단 1실점만 허용하며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다. 호주 대표팀을 이끄는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도 "현재 우리 팀은 4경기서 단 1실점만 기록했지만 한국은 7실점을 기록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수비를 단단하게 구축하고 공을 더 점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수비력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 아직 이렇다 할 강팀을 만나지 않았다. 그들이 지금까지 상대한 건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인도, 인도네시아이기에, 호주가 자랑하는 수비는 이번 한국과의 8강전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또 호주를 넘으면 다음 상대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요르단 혹은 타지키스탄이기에 한국으로선 호주를 격파할 경우 우승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다.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원하는 한국을 이강인의 왼발이 호주전 때 빛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