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슬 기자) 주호민이 아들 아동학대 피해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2일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주호민이 출연하며 특수교사 A씨의 유죄 선고 이후 심경을 밝혔다.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주호민은 지난 1일 특수교사 A씨에 대한 선고가 나오고 개인 방송을 통해 처음 입을 열었다.
이날 주호민은 "사건 초기에는 비판이 있을 때 일일이 입장문을 쓰며 대응을 했다. 입장문을 쓸 때마다 오히려 더 많은 비난들이 쏟아지고, 해명들을 납득시키지 못 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다 보니까 어떤 말을 해도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재판에 집중을 하고 판결이 나고 얘기를 해야겠다 생각했다"라며 침묵의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 처분을 받았다. 주호민은 "형량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고 싶진 않다.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 여전히 무겁고 답답한 마음이 제일 크게 있다"라며 "제 아이 학대가 인정됐다고 해서 기뻐할 부모가 어디 있겠냐"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 이유를 묻자 주호민은 "해당 학교의 특수학급의 사정이 선생님께서 자리에서 물러난 후로 교사가 계속 바뀌면서 학생들이 어려움에 처해진 상황이 그대로"라며 "이 사건이 개인간의 문제가 아니고 마치 장애부모와 특수교사의 대립처럼 보여지는 부분이 있어서 답답하다"라고 털어놨다.
법정서 2시간 30분의 녹취록이 모두 공개됐다. 이는 주호민 부부가 동의 없이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보내며 수집된 증거다. 앞서 다른 아동학대 재판에서 몰래 녹음된 녹취는 증거로 채택이 되지 않았으나, 주호민 아들 사건에 대해서는 증거로 인정됐다.
주호민은 "녹음이 위법인 건 맞다. 이 재판에서도 그건 분명히 했다"라며 "아이가 의사를 전달할 수 없다는 점, 같은 반 친구들도 장애가 있어서 의사를 전달할 수 없다는 점, 녹음 외에는 학대 정황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 등 예외성이 인정됐다"라고 설명했다.
녹취록은 법정에서만 공개됐을 뿐, 주호민은 이를 대중에게는 공개하지 않았다. 주호민은 "사실 녹취를 공개하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이걸 듣는 순간 아이가 얼마나 위축돼 있고, 조그만 아이가 교실에서 무거운 공기 속에서 버티고 있는 게 느껴진다. 그걸 들으신 분들은 눈물도 흘리셨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사건이 터진 직후부터 고민이 있었다. 거기 저희 아이 목소리도 있다. 이게 공개가 되면 영원히 인터넷상을 떠돌게 된다. 그런 피해가 일어나고 있는 목소리, 현장에 부담이 컸다. 아이가 커서 듣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들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주호민은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겠다고 했으나, 돌연 입장을 바꿔 유죄 탄원서를 제출해 더욱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주호민은 "그때 진짜 욕을 많이 먹었다. 선처를 결심하고 만남을 제안드렸다. 만나는 건 부담스럽다면서 변호사님을 통해서 서신을 보내왔다. 그 내용이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들이었다"라고 떠올렸다.
A씨는 주호민은 선처 탄원서보다는 고소 취하서를 작성할 것과 위자료 등을 요청했다. 주호민은 "너무 당황해서 답신을 못 드렸다. 다음날 바로 두 번째 요구서가 왔다. 요구서에는 금전 요구는 취하하는 대신, 자필 사과문을 쓰라는 요청이 왔다. 그 사과문에 들어갈 내용을 지정해 줬다. '선생님의 사과를 받았다'는 내용도 있었다. 사과받은 적도 없고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학대의 고의성이 없었음을 확인했다는 내용도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주호민은 "모두 형량을 줄이기 위한 단어들이었다"라며 선처 의사를 접었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지난해 7월 자폐 아들 B군을 학대한 혐의로 특수반 교사 A씨를 신고했다고 알려졌다. A씨는 B군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등의 발언을 하며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1일 열린 1심 판결에서 A씨는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에 A씨는 즉각 항소 계획을 알렸다.
사진=CBS 방송 화면
이슬 기자 dew8942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