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이번 대회에서 '짠물 수비'를 자랑하는 호주가 태극전사들의 막강한 공격력을 막을 수 있을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0시30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8강전을 치른다.
이번 아시안컵에 총 24팀이 참가했지만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16강이 끝나면서 이제 8팀 밖에 남지 않았다. 8강부터는 우승 후보들만 남아 승자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
16강에서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승부차기 끝에 격파하고 올라온 클린스만호가 8강에서 만나는 상대는 호주다. 호주는 역시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강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2계단(한국 23위, 호주 25위)밖에 차이나지 않고,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나란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스타플레이어는 한국이 더 많지만 일부 축구 전문가들은 체력적인 면에서 우위에 있는 호주의 승리를 점쳤다. 호주가 지난달 28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하고 8강 진출한 반면에, 한국은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120분 경기를 치른 뒤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며 16강을 돌파했다.
특히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 수비가 굉장히 강한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전을 포함해 호주는 8강에 올라오는 동안 4경기에서 단 1실점만 내줬다. 반면에 한국은 조별리그에서만 6실점 했고, 사우디전 1실점이 더해져 4경기에서 7골을 허용했다.
호주도 자신들의 단단한 수비에 자부심을 느꼈다. 호주 대표팀을 이끄는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은 1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 강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최선 다해 발휘할 예정이다. 현재 우리 팀은 4경기서 단 1실점만 기록했다"라며 "반면 한국은 7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수비를 단단하게 구축하고 공을 더 점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호주가 정말 이번 대회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팀이라는 주장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들이 호주의 강점이 수비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 근거로 삼은 건 바로 이번 대회에서 상대한 팀들이다.
호주는 먼저 조별리그에서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인도를 만났다. 이중 우즈베키스탄과 시리아는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호주와 비교하면 전력이 크게 떨어진다. 시리아는 조별리그에서 단 1골만 넣었고, 인도는 1골도 넣지 못하고 탈락했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호주가 만난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이다. 인도네시아는 FIFA 랭킹 146위로, 호주보다 121계단 밑에 있다. 호주가 인도네시아를 누르고 8강에 올라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호주는 4골차 대승을 거뒀지만 경기력에서 인도네시아를 압도하는데 실패했다. 공 점유율이 51%-49%로 팽팽했고, 슈팅 숫자도 7-5로 비슷했다. 호주의 결정력을 칭찬할 만한 경기였지만 인도네시아 선수들의 수준이 더 높았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이제 호주는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 호주가 상대하는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선수단에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해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최전방에 대한 고민이 있지만 4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는데 성공했다. 조별리그에서 총 8골을 터트리며 이라크, 일본과 함께 최다 득점 1위에 올랐고, 16강에선 조규성(미트윌란)이 대회 첫 골을 터트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또 올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을 터트리며 손흥민과 함께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는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도 엉덩이 부상에서 완벽하게 돌아와 선발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공격진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태극전사들도 호주전을 앞두고 자신감이 붙었다. 조규성은 1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호주 수비수들이)피지컬이 좋지만 그래도 우리 팀엔 좋은 공격수가 많고, 빠르고 날렵한 선수가 많다. 득점력에 있어서 큰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들의 수비력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그들이 마주할 한국은 지금까지 상대해 온 상대와 차원이 다르다. 유럽에서도 통하는 태극전사들 화력이 호주의 장점인 수비와 정면 충돌한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