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유럽파를 위시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국내파로 구성된 사우디아라비아가 격돌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16강전을 갖는다.
조별리그 E조에서 2위로 통과한 클린스만호는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로베르트 만치니 감독의 사우디와 격돌한다. 사우디는 조별리그에서 2승1무를 거둬 F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이제 클린스만호는 지는 순간 바로 짐을 싸야 하는 토너먼트에 임한다. 클린스만 감독도 27일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진행한 간이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전을 두고 "16강이라는 결승전이 시작된다"라고 표현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SNS
상대가 중동의 강호 사우디이기에 한국도 쉽게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에 대해 "스위치 플레이가 상당히 좋은 걸로 보여진다. 자연스럽게 위치를 바꿔가면서 플레이 하는 게 좋고, 흐름을 타면 공격진에 상당히 좋은 선수가 많다는 걸 파악해 주의해야 될 거 같다"라며 경계심을 높였다.
특히 이번 대결은 양 팀의 선수단 구성이 완전히 달라 눈길을 끌었다. 대회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포함해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대거 선수단에 포함시켰다. 이번 아시안컵에 등록된 태극전사 26인 중 유럽파는 12명이나 된다.
반면에 사우디는 선수단을 모두 국내파로 구성했다. 선수들 대다수가 자국 리그 클럽인 알힐랄, 알나스르, 알이티하드 등에서 뛰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때 챔피언 자리에 오른 아르헨티나한테 패배를 안기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때 아르헨티나전에 나선 사우디 선발 멤버 11명 중 9명이 알힐랄에서 뛰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나머지 2명도 사우디 클럽인 알샤바브, 알파테흐에서 뛰고 있는 선수였다.
1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F조 사우디아라비아 대 오만의 경기.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이 알리 불라이히의 종료 직전 결승골이 비디오 판독 끝에 인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는 최고의 축구 재능들이 모이는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없지만 선수들 전원이 자국 리그에 뛰고 있어 조직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년에 몇 차레만 모이는 국가대표팀 특성상 조직력의 완성도는 국제 대회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경기가 열리는 곳이 중동이기에 그라운드 적응에 어려움이 없다는 것도 유리한 면으로 다가왔다. 또 사우디에서 카타르 도하까지 비행기로 약 1시간 거리라 경기날 엄청난 숫자의 사우디 팬들이 모여 홈경기나 다름이 없는 경기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스만 감독도 "경기장 분위기를 보면 우리가 좀 더 불리할 수 있을 거 같다. 사우디의 3만 명의 팬이 경기장에 집결할 거 같은데, 이는 축구의 일부"라며 사우디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우려했다.
반면에 유럽파가 많은 한국 대표팀은 사우디에 비해 선수 개인 기량은 더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은 자타 공인 월드 클래스 공격수이고, 이강인과 김민재는 세계 최고의 클럽인 PSG(파리 생제르맹)와 뮌헨에서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올시즌엔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기량이 눈에 띄게 늘면서 손흥민과 함께 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등극했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손흥민과 이강인이 프리킥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회를 앞두고 많은 이들이 이번 한국 대표팀 선수단을 역대 최강이라고 평가했지만, 아직까지 클린스만호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승2무를 거뒀는데,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 130위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 때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허용하며 3-3 무승부를 거둔 경기는 여전히 팬들로부터 이해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토너먼트는 조별리그와 달라 경기 운영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에 한국이 16강전부터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줄 가능성도 존재한다. 유럽파를 위시한 대한민국과 국내파로 구성된 사우디 간의 맞대결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았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