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번 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지로나FC의 중심에는 아르템 도브비크가 있다.
지로나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지로나에 위치한 에스타디 몬틸리비에서 열린 세비야와의 2023-24시즌 라리가 21라운드에서 5-1 대승을 거뒀다.
이날 지로나는 전반전에만 세 골을 뽑아냈다. 여기에 후반 11분 추가골과 후반 44분 쐐기골까지 터트려 경기를 끝냈다. 세비야전 승리로 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에 내준 리그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현재 지로나의 승점은 52점으로, 레알보다 한 경기 더 치른 상태에서 승점 1점 차를 유지 중이다.
경기의 주인공은 최전방 공격수 도브비크였다. 도브비크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전반 13분, 15분, 19분에 상대 골망을 흔들어 '7분 해트트릭'이라는 기록을 작성했다. 도브비크의 해트트릭으로 경기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온 지로나는 편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도브비크는 세비야전 해트트릭에 힘입어 리그 득점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도브비크와 리그 득점 수가 같은 선수는 레알의 '새로운 지단'으로 불리고 있는 주드 벨링엄이다. 벨링엄이 이번 시즌 초반부터 보여준 퍼포먼스를 생각하면 도브비크도 좋은 페이스로 기록을 세웠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도브비크는 최근 6경기에서 7골 1도움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벨링엄처럼 몇 경기 연속으로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고 있지는 않으나, 이번 시즌 지로나가 라리가에서 일으키고 있는 돌풍의 중심에 도브비크가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도브비크가 대기만성형 선수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활약에 더욱 눈길이 간다. 1997년생으로 현재 26세인 도브비크는 우크라니아 클럽인 체르카시 드니프로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현재 조규성이 뛰고 있는 덴마크 리그의 미트윌란에서도 뛰었으나,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였다. 도브비크가 라리가처럼 유럽의 큰 리그에서 뛰는 건 이번 시즌이 처음.
그동안 도브비크는 우크라이나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에 출전하는 등 행복한 시기도 있었지만, 미트윌란 시절에는 십자인대가 파열돼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도브비크는 어려움을 딛고 성장해 지로나에 입단하며 라리가 무대를 밟았고, 이번 시즌 지로나와 함께 돌풍을 일으키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도브비크의 장점은 뛰어난 오프 더 볼 움직임이다. 도브비크는 동료들의 패스를 받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며 기회를 만들어낸다. 공중볼 경합 능력도 좋아 자신에게 오는 크로스를 곧잘 헤더 득점으로 연결하는 편이다. 단점으로 지적되던 골 결정력도 이번 시즌을 통해 많이 개선된 모습이다.
지로나의 이번 시즌 결과가 도브비크의 활약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비우, 얀 쿠토, 다비드 로페스, 알레시 가르시아 등 지로나 돌풍의 주역으로 불리는 선수들은 많지만, 기회를 마무리해야 하는 도브비크는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책임감을 안고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