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수원삼성 핵심 미드필더 고승범이 '디펜딩 챔피언' 울산HD로 전격 이적했다.
울산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울산 HD가 K리그 정상급 미드필더 고승범을 영입하며 K리그와 컵 대회 목표 달성을 향한 확실한 다짐을 내비쳤다"라고 발표했다.
1996년생 미드필더 고승범은 2016년 수원에 입단한 후 꾸준히 입지를 다져온 K리그의 대표적인 성장 캐릭터다.
제주도에서 축구를 시작한 고승범은 각종 대회와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일찍이 유망주로 이름을 알렸다. 고경희대학교에 진학해 제51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때 8경기에 나와 공격 포인트 8개(6득점 2도움)를 기록하며 실력을 증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 무대의 등용문인 ‘덴소컵’(한일대학축구정기전)과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활약하며 수원에 입단했다.
수원에 입단한 고승범은 2018시즌 대구FC로 한 시즌 임대를 떠난 것을 제외하고 8시즌을 수원에서 뛰며 사실상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2019년 수원의 FA컵 우승을 이끌며 MVP에 오른 후 급성장했고, 쉼없는 활동량으로 만능 미드필더로 자리잡았다.
리그와 컵 대회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고승범은 결국 2022년 1월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몰도바전 때 교체로 나오면서 기념비적인 A매치 데뷔전을 가졌다.
이후 계속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으면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 승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대회 직전 종아리 부상으로 끝내 월드컵에 동행하지 못했다. 이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밑에선 부름을 받지 못해 A매치 출전 기록은 3경기에서 멈췄다.
수원과 대표팀에서 활약하던 고승범은 2021시즌 상반기 상승세를 이끌다 김천상무에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2023시즌을 앞두고 수원으로 복귀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수원은 이제 막 전역해서 돌아온 고승범을 클럽 부주장으로 임명했다.
프로 데뷔 첫 주장단에 임명된 고승범은 지난 시즌 수원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리그 32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올렸다. 그러나 고승범의 분투에도 수원은 리그 최하위를 차지하면서 2024시즌을 K리그2에서 보내게 됐다.
수원이 강등된 후 울산은 검증된 미드필더인 고승범 영입을 추진했다. 고승범은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테크닉으로 팀의 공격력에 큰 도움을 주는 자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고승범은 울산에 합류해 보야니치, 이규성과 같은 테크니션들과의 조화로 팀의 점유율과 득점력에 상당한 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든 수원을 떠나 울산 유니폼을 입은 고승범은 "익숙하고 성장해 온 곳을 떠나온 만큼 큰 결정과 각오로 팀을 옮기게 됐다"라며 "그냥 잘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기대와 응원을 만족시킬 만한 활약을 펼치고 싶다"라며 입단 소감을 드러냈다.
이어 "가까이서 또 멀리서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감사드리며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라며 각오를 내비쳤다.
울산으로 전격 이적한 고승범은 곧바로 일본 이시가키로 출발해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울산 선수단에 합류한 뒤 울산의 다가오는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전 경기와 2024시즌 리그 개막 준비에 힘을 보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을 떠나는 게 확정되자 고승범은 자신의 SNS을 통해 장문의 편지를 올리며 그동안 자신에게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는 "팬 여러분들의 응원이 수원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큰 사랑이었고 자부심이었습니다"라며 "지금까지 보내주신 응원과 사랑 절대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라며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또 "지난해 팬 여러분들을 실망시켜드리고, 힘든 시기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주장단으로서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한 책임을 느껴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사진=울산HD,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