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국과 함께 대회 유력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일본의 아시안컵 여정이 시작된다. 일본이 대회 첫 경기를 앞두고 선발 명단을 공개했다.
일본은 14일 오후 8시 30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을 치른다. 일본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아시안컵에 참가한 국가들 중 가장 높은 17위, 베트남은 94위다.
일본은 아시안컵 유력 우승 후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유로 스포츠' 등을 포함해 다수의 외신들은 모두 일본의 아시안컵 우승을 예상하고 있다. 일본이 최근 좋은 경기력에 결과까지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축구 강국 독일과 스페인을 격파하며 16강에 올랐고, 최근 A매치에서 10연승을 달리는 중이다. 당장 아시안컵 본선 직전 경기였던 요르단과의 친선경기에서 요르단을 6-1로 대파했다.
모두가 일본의 첫 경기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한국 입장에서도 대회를 길게 봤을 때 결승전까지 오른다면 상대할 팀이 바로 일본이기 때문에 멀리 봤을 때 일본의 경기를 지켜보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경기가 열리기 한 시간 전 양 팀의 선발 명단이 공개됐다. 호소야 마오, 나카무라 케이토, 미나미노 타쿠미, 이토 준야, 모리타 히데마사, 엔도 와타루, 이토 히로키, 다니구치 쇼고, 이타쿠라 코, 스가와라 유키나리가 선발로 출전한다. 골키퍼 장갑은 스즈키 자이온이 착용한다.
일본은 우승 후보답게 대부분이 유럽파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 자원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는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는 결장하지만, 충분히 강력한 라인업이다. '캡틴' 엔도(리버풀)를 비롯해 미나미노(AS 모나코), 이타쿠라(묀헨글라드바흐), 히데마사(스포르팅 CP), 이토(랭스), 스즈키(신트라위던) 등 대부분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다.
미토마의 결장이 눈에 띈다. 미토마의 결장은 경기 하루 전부터 확정된 상태였다. 미토마의 소속팀인 프리미어리그(PL)의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사령탑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공개적으로 미토마가 부상으로 인해 제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점을 두고 걱정했다.
수비라인에선 아스널에서 뛰는 도미야스 다케히로가 빠진 것이 눈에 띈다.
일본 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도 미토마와 관련된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경기에 하루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리야스 감독은 미토마의 상태를 묻는 질문에 "(미토마는) 내일 경기에 뛸 수 없다. 그 다음 경기부터는 뛸 수 있는지 점검해보겠다"라며 미토마가 베트남전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했다.
카타르 아시안컵 유력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일본은 1차전 승리를 노린다. 16강 진출을 빠르게 확정 짓고 휴식을 취하겠다는 계획이다. 모리야스 감독은 "결승전까지 7경기를 치러야 한다. 7경기 전부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다. 대표팀의 모든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잘 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선수단이 아니라 우리가 치러야 하는 7경기를 생각해야 한다"라며 로테이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초호화 라인업 속에서도 고민은 있다. 마땅한 원톱이 없어 J리그에서 뛰는 호소야가 나서게 됐다. 물론 상대가 베트남이라는 점도 고려했을 수 있지만 한국의 조규성이나 오현규 같은 스트라이커가 없는 것은 모리야스 감독의 고민이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일본이라는 강적을 만나는 베트남도 총력전을 벌인다. 베트남은 부이 호앙 비엣 아잉, 보 민 쫑, 응우옌 탄 빈이 수비라인에 선다. 판 뚜언 타이, 응우옌 타이 손, 웅우옌 뚜언 아잉, 팜 쑤언 마잉이 미드필드에 포진했다. 스리톱은 응우옌 딘 박, 도 흥 중, 팜 뚜언 하이로 낙점됐다. 골문은 필립 응우옌이 지킨다.
베트남의 걱정을 키우는 건 최근 분위기다. 박항서 전 감독이 사령탑을 떠난 뒤 필립 트루시에 감독 체제로 돌입한 베트남은 트루시에 감독 부임 이후 치른 5경기에서 1승 4패를 거뒀다. 지난 10월 두 차례의 친선경기에서 중국과 한국에 각각 0-2, 0-6 패배를 당했다. 이후 필리핀과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예선에서 승리했지만, 이어진 이라크전에서는 패배했다. 대회가 열리기 전 계획한 키르기스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서도 패배하며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 아시안컵 일정을 시작했다.
당연히 트루시에 감독을 향한 여론도 나쁠 수밖에 없다. 베트남 현지 매체들은 물론 베트남 축구팬들도 입을 모아 트루시에 감독을 비판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이뤄낸 성과가 워낙 대단했으니 후임자인 트루시에 감독에 대한 기대도 컸는데, 트루시에 감독이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자 이 점을 두고 꼬집었다.
하지만 공은 둥근 법. 베트남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또한 베트남이 패배하더라도 일본전에서 가능성을 본다면 남은 조별리그 일정에서 반전을 꾀할 수도 있다.
트루시에 감독 역시 경기에 앞서 "일본은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국가들 중 강팀으로 꼽히지만, 베트남을 상대로 이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베트남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대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이 정신을 유지하겠다"라며 일본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일본축구대표팀 최종엔트리(26명)
▲골키퍼 : 스즈키 자이온(신트트라위던·벨기에) 마에카와 다이야(빗셀 고베·일본) 노자와 다이시 브랜든(FC도쿄·일본)
▲수비수 :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날·잉글랜드) 이타쿠라 고(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독일) 다니구치 쇼고(알 라이얀·카타르) 마치다 고키(위니옹 생질루아즈·벨기에) 이토 히로키(VfB슈투트가르트·독일) 나카야마 유타(허더스필드 타운·잉글랜드) 스가와라 유키나리(AZ알크마르·네덜란드) 마이쿠마 세이야(세레소 오사카·일본) 와타나베 쓰요시(KAA헨트·벨기에)
▲미드필더/공격수 : 엔도 와타루(리버풀·잉글랜드) 다나카 아오(포르투나 뒤셀도르프·독일) 모리타 히데마사(스포르팅 리스본· 포르투갈)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미나미노 타쿠미(AS모나코·프랑스) 도안 리쓰(SC프라이부르크·독일) 이토 준야(스타드 드 랭스·프랑스) 나카무라 게이토(스타드 드 랭스·프랑스) 아사노 다쿠마(VfL보훔·독일)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네덜란드)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잉글랜드) 마에다 다이젠(셀틱·스코틀랜드) 사노 가이슈(가시마 앤틀러스·일본) 하타테 레오(셀틱·스코틀랜드) 호소야 마오(가시와 레이솔·일본)
◆일본축구대표팀 일정 및 전적(2023년부터 12전 10승1무1패 47득점 9실점)
2023년 3월24일 친선경기 / 일본 1-1 우루과이(일본 도쿄)
2023년 3월28일 친선경기 / 일본 1-2 콜롬비아(일본 오사카)
2023년 6월15일 친선경기 / 일본 6-0 엘살바도르(일본 도요타)
2023년 6월20일 친선경기 / 일본 4-1 페루(일본 스이타)
2023년 9월9일 친선경기 / 독일 1-4 일본(독일 볼프스부르크)
2023년 9월12일 친선경기 / 일본 4-2 튀르키예(벨기에 헹크)
2023년 10월13일 친선경기 / 일본 4-1 캐나다(일본 니이가타)
2023년 10월17일 친선경기 / 일본 2-0 튀니지(일본 고베)
2023년 11월16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일본 5-0 미얀마(일본 스이타)
2023년 11월21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 시리아 0-5 일본(사우디아라비아 제다)
2024년 1월1일 친선경기 / 일본 5-0 태국(일본 도쿄)
2024년 1월9일 친선경기 / 일본 6-1 요르단(카타르 도하)
2024년 1월14일 아시안컵 / 일본-베트남(카타르 도하)
2024년 1월19일 아시안컵 / 일본-이라크(카타르 알라얀)
2024년 1월24일 아시안컵 / 일본-인도네시아(카타르 도하)
사진=JFA, 연합뉴스, VFF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