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제주, 권동환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 신임 사령탑 김학범 감독이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호에 진심 어린 조언을 전달했다.
김 감독은 10일 제주 유나이티드 클럽 하우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를 준비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게 조언을 남겼다.
클린스만호는 10일 결전의 땅인 카타르에 도착했다. 아시안컵은 오는 12일 막을 올려 카타르 5개 도시 9개 경기장에서 2월 10일까지 펼쳐진다. 클린스만호는 이번 대회를 통해 64년 만의 정상 등극에 나선다.
'아시아 축구의 맹주', '아시아의 호랑이' 등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던 한국이었으나 그동안 아시안컵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우승을 차지한 건 2회 대회였던 1960년이 마지막이다. 한국은 초대 대회였던 1956 홍콩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른 뒤, 1960년 한국에서 열린 2회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으나 이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1972, 1980, 1988, 2015 대회까지 4차례나 준우승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대회는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빅클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참가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황희찬(울버햄프턴), 조규성(미트윌란),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오현규, 양현준(이상 셀틱) 등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소집돼 역대 최강 멤버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종 명단을 발표한 클린스만호는 지난 2일 출국해 전지훈련 캠프가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막판 담금질에 들어갔다.
전반기 일정을 마치고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등이 뒤늦게 합류해 완전체를 이룬 대표팀은 6일 아부다비에서 중동의 복병 이라크와 최종 평가전을 치러 1-0 승리를 거뒀다. 전반 40분 이재성의 선제골을 잘 지켜 한 골 차 승리를 챙겼다.
대표팀은 이날 승리로 A매치 6연승을 질주했다. 지난해 9월 영국 뉴캐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1-0으로 이겨 첫 승을 챙긴 대표팀은 이어진 10월 국내 A매치에서 튀니지를 4-0, 베트남을 6-0으로 대파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1~2차전에선 싱가포르(홈)와 중국(원정)을 각각 5-0, 3-0으로 완파했다. 그리고 이날 이라크까지 잡아내면서 A매치 6연승을 찍고 전장인 카타르에 입성하게 됐다.
6연승 거두는 동안 20득점 무실점을 기록했다. 무실점 행진은 사우디아라비아전 직전에 열린 웨일스와의 평가전까지 합쳐 7경기 연속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로 아시아 3위에 위치한 대표팀은 바레인(86위), 요르단(87위), 말레이시아(130위)와 함께 E조에 편성됐다. 대회는 12일에 개막하지만 바레인과의 1차전은 15일에 열린다. 2차전에는 20일에 요르단과 상대하며 25일 말레이시아전을 끝으로 조별리그 일정을 마친다.
대회 일정이 점점 다가오면서 한국의 우승을 거둘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동시에 결승전이 한일전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64년 만의 정상 등극을 위해서는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일본을 넘어야 한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쓴맛을 보는 동안 일본은 4차례 우승을 기록하며 대회 최다 우승국으로 등극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등 최정예 멤버들을 소집해 우승후보 0순위로 평가 받고 있다. 대진표 상 일본과 만나게 되는 건 결승전이다. 아시안컵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 한일전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지난 10일 비공개 평가전에서 중동의 복병 요르단을 6-1로 대파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요르단은 클린스만호가 조별리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팀으로 꼽히는데 일본이 크게 이겼다. 또 A매치 10경기 동안 45골을 터트리며 10연승을 질주하면서 절정의 팀 분위기를 과시했다.
클린스만호가 숙적인 일본을 넘으며 아시안컵 우승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 가운데 한국 축구의 명장 중 한 명인 김학범 감독이 대회 우승을 원하는 대표팀한테 필요한 요소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김 감독은 성남 일화(205~2008), 허난 젠예(중국·2010), 강원FC(2012~2013), 성남FC(2014~2016), 광주FC(2017) 등 강팀과 약팀 등에서 다른 지도자들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다양한 커리어를 지녔다.
또 지난 2018년 3월 23세 이하(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그 해 8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축구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2연패를 이뤄냈다. 논란을 뒤엎는 완벽한 와일드카드 기용, 절묘한 교체 카드, 작전의 디테일 등이 적중하면서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황인범 등이 이 대회에서 우승해 병역 혜택을 받아 유럽에서에 롱런을 이어갈 수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의 옛 제자들을 이끌고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나서자 김 감독은 '로테이션'을 특히 강조했다.
김 감독은 "우리와 일본의 대결은 결승전에서 맞붙을 거 같지만 그전까지 6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라며 "6경기를 잘 치르고 결승전이 한일전이 된다면 더 플러스 되는 요인이 많기에 우리가 우승할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생각을 드러냈다.
이어 "다만 6경기 동안 로테이션이 잘 가동되야 할 거다. 이번 이라크전 때 로테이션이 원할하게 돌아가지 않았다"라며 "이번 평가전에서 아쉬운 점으로 남아서 클린스만 감독이 로테이션을 얼마만큼 잘 하냐에 따라 결승전에 올라가 일본을 만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라가는 과정까지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고정 선수들만 기용하면 체력적인 부분이 우려가 되기에 결승까지 가는 과정이 험난하지만 결승전에 올라간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대표팀의 우승을 기원했다.
김 감독의 발언대로 토너먼트 마지막까지 제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유연한 선수단 운영이 필수이다. 토너먼트 경험이 풍부한 클린스만 감독이 대회 기간 동안 주전 선수들과 후보 선수들의 기용을 적절히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